낙후된 통신인프라, 무한한 시장잠재력, 통신인프라 구축을 위한 정부의 열정, 외국자본에 대한 개방성. 이 모든 것들이 어우러져 아시아 통신시장이 20세기말 지구상에서 가장 뜨거운 황금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 9일부터 14일까지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텔레콤 97은 밀려드는 신청업체들을 제대로 소화해 낼 수 없을 정도로 아시아 시장에 대한 세계 통신업계의 뜨거운 관심을 입증한 행사였다.
전시장인 싱가포르 세계무역센터는 여섯 개의 전시관에 1만8천5백평방미터의 전시공간을 마련, 31개국 4백76개 업체를 수용했으나 50여개 업체는 결국 발걸음을 돌려야 했으며 행사기간 동안 4만여명의 관람객이 전시장에 운집했다.
이에 따라 아시아텔레콤 97은 국제전기통신연합(ITU)가 주최하는 지역 텔레콤 행사 사상 가장 성황을 이룬 전시회였던 것으로 평가됐다.
아시아텔레콤 97이 이처럼 성황을 이룬 것은 아시아 개발도상국들의 통신부문에 대한 열기와 시장잠재력을 내다본 통신선진국들의 관심이 어울린 결과이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은 최근들어 세계에서 가장 높은 경제성장률을 나타내고 있는 지역인 동시에 가장 역동적인 통신시장이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의 「97아태통신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아시아 지역의 유선전화보급율은 90년 이후 다른 지역의 두 배 이상 되는 연평균 10%이상의 신장율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중국과 베트남의 경우 매년 40%이상씩 성장하고 있으며 1백60개 이상의 새로운 통신업체가 93년 이후 이 지역에서 새롭게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금까지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분야는 셀룰러 이동통신이다. 올해만 해도 15개의 새로운 이동전화 회사가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90년 이후 아시아 지역 이동전화 가입자들은 매년 두 배씩 늘어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무한한 투자가 계속될 수 있을 만큼 아, 태지역의 통신인프라는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96년 현재 아, 태 지역의 1백인당 전화가입자 수는 6명에 불과한 싱정이다. 한국을 비롯해 홍콩, 일본, 호주, 뉴질랜드, 싱가포르 등 40%가 넘는 지역을 제외하고는 전화보급율이 대부분 4%미만에 그치고 있다.
최근 급속히 성장한 중국이 4.46%, 베트남이 4.78%이며 방글라데시 0.23%, 인도 1.25%, 파키스탄 1.78%, 스리랑카 1.39% 등으로 대부분 기본적인 통신기반조차 갖추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00년까지 아, 태지역 전화보급율을 9.4%(각국의 목표치를 종합한 수치)까지 높이기 위해서는 최소한 1천9백억 달러가 투자돼야 할 것으로 산출되고 있으며 이것이 아시아 지역을 전세계 통신업체들의 각축장으로 만들고 있는 핵심적인 이유이다.
금액만으로 따지면 이 가운데 절반 가량을 중국 시장이 차지하고 있다. 중국은 96년 현재 4.46%인 전화보급율을 2000년까지 10%로 끌어올리기 위해 1천5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아시아 지역의 이같은 잠재력을 반영하듯 이번 아시아텔레콤 97에는 아시아 국가들이 대규모 국가관을 마련해 자국 기업들의 홍보는 물론 자국에 투자하기를 희망하는 서구 업체 유혹에 나섰으며 통신 선진국 업체들은 아시아 국가들의 수요를 만족시킬 수 있는 솔루션 제공에 총력을 기울였다.
일본, 중국, 태국, 인도 등은 기업들의 독립부스 외에 국가관을 별도로 마련하고 전시회 기간동안 크고 작은 이벤트를 개최해 홍보에 열을 올렸다. 출품업체수를 보면 중국은 13개사, 태국은 14개사가 참여했다.
<최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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