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업체들의 우려와 기대속에 출발한 다국적 음반유통사인 타워레코드가 국내에 진출한 지 2년째를 맞았다.
그동안 타워레코드는 매장내에 최신식 청음시스템, 음악영상정보시스템 등을 도입해 새로운 매장환경을 선보였다. 또 저마진 가격정책 등을 펼치면서 음반유통의 대형화를 촉발시킴으로써 기존의 음반 유통구조에 큰 변화를 불러일으켰다. 국내 진출 2년째를 맞은 타워레코드의 앞으로 행로에 음반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의 세계적인 음반유통사인 타워레코드가 국내에 진출한 것은 지난 95년 6월 서울 강남역 부근에 1호점을 개설하면서부터. 이후 타워레코드는 명동점, 대구점, 부산점 등을 잇달아 개설했으며, 오는 99년까지 전국에 20여개의 매장을 확보키로 하는 등 빠른 속도로 국내에 정착하고 있다.
강남점의 경우 평일 출입인원이 평균 5천명을 웃도는 등 월 매출액이 4억원을 훨씬 넘어섰으며, 일부 매장은 흑자로 전환하는 등 안정적인 기반을 확보한 상황이다.
그러나 타워레코드는 이미 매장개장 이전부터 국내 음반 도소매상들의 거센 반발 때문에 국내 진출에 상당한 애로를 겪었으며 현재에도 국내 음반유통업체들과 크고 작은 마찰로 역경을 겪고 있다.
특히 타워레코드는 개장이후 줄곧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는 일부 국내 대형 음반유통사들의 가격인하 경쟁에 휩싸여 한때 경영상의 난관에 부딪혔다. 최근에는 제작사 및 직배사간의 직거래에 불만을 품은 중소 도매상의 집단반발에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그렇지만 타워레코드의 국내진출은 일단 국내 유통시장의 대형화 및 과학적인 유통기법 도입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일단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타워레코드의 국내진출이 가시화하던 지난 95년 초부터 메트로미도파, 신나라레코드 등 국내 음반유통업체들은 타워레코드에 맞서기 위해 대형 음반매장 개설과 체인망 확보에 열을 올렸으며 매장의 관리전산화를 급속히 도입하기 시작했다. 또한 영세한 음반소매점들은 조직강화를 위해 한국영상음반협회 산하에 오디오분과위원회를 구성해 영세한 음반 유통구조 개선에 나서기도 했다.
이유야 어떻든 간에 타워레코드의 국내진출은 기존 국내 음반 도소매상들에게 커다란 자극제 역할을 했으며 제작사, 도매상, 소매상으로 이어지는 근대적인 국내 음반 유통시장 개선에 한몫을 담당한 것이다. 실제로 타워레코드의 국내진출은 제작사와 대형 소매상간의 직거래 계기를 마련했으며 바코드, 판매시점정보관리(POS)시스템 도입 등 국내 음반 유통구조의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이러한 지각변동은 소비자입장에서 보면 보다 새로운 환경의 매장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음반을 구입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타워레코드의 국내진출로 일어난 음반 유통시장의 대형화 및 매장환경의 현대화는 시대적인 상황이었고 타워레코드가 이를 가속화시켰다는 점에서 이 자체를 두고 타워레코드를 평가한다는 것은 무리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오히려 앞으로 타워레코드가 국내 제작사, 직배사, 유통업체와 어떤 관계를 맺어 나갈 것이고 음반 유통시장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먼저 타워레코드는 국내진출 2년이 된 현상황에서도 국내업체들과 「적대적」인 관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타워레코드의 한국 운영권을 맡고 있는 일경개발은 음반상품권 발행이 관련업체들의 이권개입에 휩싸여 지지부진해지자 독자발행을 추진하고 있으나 이를 바라보는 국내업체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또한 아직도 메트로미도파 등 국내 대형 음반매장들과 미묘한 입장차이로 인해 「갈등」의 수준을 벗어나고 있지 못한 상황이다.
또한 영국의 버진메가스토어, HMV 등 세계적인 음반유통사들이 국내 진출을 저울질하고 있고 국내 대형백화점, 할인점 등이 음반매장을 속속 개설하고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 타워매장의 차별성이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 것인가도 타워레코드의 국내진출 성공여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와 관련해 타워레코드의 김준모 사업팀장은 『지난 2년간은 국내진출을 위한 정착의 단계였으며 이 과정에서 일부 국내 음반사들과의 마찰은 폐쇄적인 국내 음반시장과 직결된 것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앞으로 국내 제작사, 유통사들과 적극적인 협력관계를 모색하고 음반유통의 현대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홍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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