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시대에 맞게 이름부터 바꿔라」
정보통신이 전자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를 굳히기 시작하면서 부품업계에 「정보」와 「통신」을 비롯한 첨단기술 이미지를 담은 상호로의 개명 바람이 불고 있다.
과거 부품업체들의 일반적인 접미사로 따라 붙었던 「-전자」,「-전기」,「-정밀」,「-부품」,「-공업」 등의 구태의연한 이름으로는 정보통신시대에 제대로 어필할 수 없을 뿐더러 장차 어떤 식으로든 정보통신시장에 발을 들여 놓기 위해선 미리 이름부터라도 바꾸어야 한다는 생각이 팽배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상호만으로도 회사의 사업내용과 성격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는 아주 참신한 이름으로 처음부터 시작하는 신설법인은 물론이고 기존 부품업체들도 정보통신과 신세대 이미지를 살린 이름으로 회사상호를 바꾸는 경향이 갈수록 두드러지고 있다.
현재 가장 인기있는 접미어는 「-통신」, 「-텔레콤」, 「-정보통신」 등 통신계열로 정보통신과 국제화시대를 맞아 정보통신 관련 대기업이나 벤처기업은 물론 중소 부품업체들도 업종전환을 상징,경쟁적으로 쓰고 있다.
PCB업체에서 네트워크장비, 반도체장비 등 정보통신업체로의 변신을 적극 추진중인 기라정보통신(구 기라전자)을 비롯해 키보드스위치업체인 비티씨정보통신(구 비티씨코리아),스피커업체로 수년전 NK그룹(남경)에 인수된 NK텔레콤(구 삼미기업)이 대표적인 예다.
「전자」와 「통신」의 이미지를 절묘하게 결합한 「-일렉콤」도 비교적 인기있는 이름 중의 하나다. 굴지의 전원부품업체인 동아일렉콤(구 동아전기)과 커넥터업체에서 정보통신 및 세라믹소재로 사업을 다각화한 일산일렉콤(구 일산전자) 등이 이 범주에 속한다.
기술력(테크놀로지)을 전면에 부각시키기 위한 「-텍」이란 이름으로 바꾼 사례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PCB업체인 충북전자가 95년에 「심텍」으로 바꾸었고 역시 PCB업체인 한일써키트가 「이지텍」으로, 센서업체인 한국시바우라가 「제임스텍」으로 각각 최근에 이름을 변경했다.
그룹차원의 CI작업에 따라 이름을 바꾸는 것도 최근의 뚜렷한 흐름을 이루고 있는데,일진소재(구 덕산금속), 이수전자(구 남양정밀), 한솔전자(구 한국마벨), 영풍전자(구 유원전자) 등 상당수 업체들이 그룹 이름에 맞춰 최근에 간판을 바꿨다.
이밖에 LG그룹,SK그룹,NK그룹 등의 영향을 받은 듯 국제화시대에 맞추어 회사 이름을 영문 이니셜로 바꾼 업체도 반도체장비업체인 「DI」,이동통신부품업체인 「KMW」,화합물반도체업체인 「CTI반도체」 등 상당수에 달하고 있다.
부품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인기를 모으고 있는 벤처기업들을 보면 톡톡 튀는 회사상호 하나만으로도 주목을 끄는 곳이 많다』며 『시대가 빠르게 변하고 있고 「새 술은 새 부대」란 말처럼 새 이름으로 마음가짐을 가다듬는 것도 정보통신으로 대변되는 전자산업의 구조조정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방안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이중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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