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 교육학과 김회수 교수
교육부가 교육정보화의 일환으로 올해부터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교단선진화는 각급 학교 교실에 멀티미디어 컴퓨터와 대형 모니터를 설치해 이를 활용한 수업이 가능토록 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교육부는 연간 1천억원씩 3개년 동안 투자할 예정이며 각 시, 도 교육청은 추가적인 예산확보, 장비구입과 시설활용계획 수립, 교사연수 등을 시작하고 있다.
각 교실에 멀티미디어가 설치되면 교사는 사전에 개발된 멀티미디어 프로그램이나 인터넷을 활용해 교과의 특성에 맞는 교육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러한 교단선진화는 좀더 의미있는 교육, 열린 교육을 실현하기 위한 기반을 확보하는 것이며 정보사회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교육적 노력의 일면이기도 하다.
그러나 교단 선진화가 본래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초기단계에서부터 면밀히 검토하지 않으면 안되는 사항들이 있다.
우선 교실에 설치되는 장비와 관련된 것으로 컴퓨터, 대형모니터 등의 성능, 시스템의 안정성, 사후 서비스보장 문제 등을 사전에 점검해야 한다. 예를 들어 대형 모니터의 경우 현재 프로젝션TV, 컴퓨터 모니터, 액정 프로젝터 등이 도입되고 있는데 이들 장비가 인터넷교육에 충분히 활용될 수 있는지 사전에 충분히 검토해야 할 것이다.
또한 컴퓨터 및 대형 모니터와 함께 기본적인 교수매체의 구비, 교실의 조명, 음향시설, 차광시설, 학생배치 등 교실환경을 전체적으로 고려하는 총체적인 안목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각 교육청별로 이들 장비를 구입에서 검수과정까지 철저히 평가할 수 있는 체제가 구축되어야 한다.
둘째로 교육정보화사업이 교실현장에서 실질적인 교육효과를 높이기 위해서 우수한 교육용 소프트웨어 확보가 선행돼야 한다. 이를 위해 기존에 개발된 상업용 프로그램이 교육적 요구에 부합되는지를 평가하고 향후 개발될 소프트웨어들이 현장 교사의 요구에 맞도록 하기 위한 평가체제 및 협력체제가 필요하다.
교육용 소프트웨어의 질을 관리할 수 있는 체제와 현장의 요구가 반영되는 소프트웨어 개발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교사와 개발업체간 협력체제가 구축돼야 한다. 또한 필요한 때에 교사 스스로가 소프트웨어를 직접 개발 할 수 있도록 교사에 대한 교육이 충분히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셋째로 교실에서 효과적인 첨단매체의 활용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교과의 특성에 맞는 수업모델이 개발돼야 한다. 멀티미디어나 인터넷을 활용하는 수업을 마치 수학공식을 적용하는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된다. 학생 중심의 열린교육이 실현되도록 교과의 특성에 따라 적재 적소에 멀티미디어가 활용되도록 해야 한다.
넷째로 교사와 교육행정가들이 교단선진화의 취지를 정확히 인식하고 이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려는 마음자세와 실천이 요구된다. 아무리 좋은 장비와 시설이 갖추어져도 활용할 의사가 없다면 적극적 활용을 도와주는 장학활동과 행정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예산을 낭비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하드웨어도 소프트웨어도 아닌 인적 요소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끝으로 교육은 각 부분으로 쪼개어 질 수 없는 총체적인 과업이기 때문에 첨단매체만을 활용하면 교육이 모두 잘 될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첨단매체가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은 교육의 일부분이거나 하나의 수단이라는 점과, 교육활동에 대한 전반적인 고려와 실천없이 보다 나은 교육은 이루어질 수 없다는 점을 망각해서는 안된다. 결국 첨단매체의 도입은 교육을 좀더 살찌우게 하려는 노력의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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