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 다마고치 明暗

일본에서 시작돼 전세계에 확산되고 있는 가상 애완동물 「다마고치」 열풍이 경제는 물론 사회 각 분야에서 뚜렷한 명암을 드리우고 있다.

경제적인 측면만을 본다면 다마고치 게임기는 누가 뭐래도 올들어 최대의 히트 전자상품이다. 일본 반다이사가 출시한 다마고치는 물건이 달려 값이 턱없이 올라갈 정도로 갈수록 인기를 끌고 있다. 일본은 물론 미국, 동남아, 한국 등 거의 모든 국가에서 비슷한 양상이다.

일본에서는 이에 편승해 불법 유사 제품이 등장했다가 법망에 걸리는가 하면 최근에는 미국의 플레이메이트 토이사가 애완동물 대신 가상의 아기를 키우는 「나노」를 만들어냈고, 또 다른 미국업체는 옷과 신발 따위를 입히고 신길 수 있는 가상 애완동물 장난감을 시판할 계획으로 있는 등 인기가 하늘을 찌를 듯하다.

다마고치의 인기는 사양화했던 4비트 마이크로컨트롤러 특수를 불러 삼성전자와 일본 세이코엡슨, 대만 UMC 등 반도체업체들이 생각지도 않았던 수익을 올리고 있고 그동안 격투기 게임에 눌려 빛을 보지 못했던 「조용한」 게임 제작업체들도 다마고치의 인기에 따른 분위기 반전을 기대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그런가 하면 학교에서는 다마고치의 「칭얼거리는」 전자음으로 수업을 하지 못할 정도로 교육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불평이 대단하다. 다마고치를 학교에 가져오지 못하도록 한다는 소리까지 들리지만 실효성을 장담하기는 어렵다는 생각이다.

어른들의 이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다마고치의 인기가 쉽사리 수그러질것 같지는 않다. 제조원가를 몇배 상회하는 높은 국내 유통가격에 착안한 일부 업체들이 조만간 이를 국내에서 생산한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이로 인해 공급이 늘어나게 되면 값이 떨어져 오히려 보급이 더욱 확산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어른들이 맛을 들여놓고 이제와서 호기심 많은 아이들에게 그만두라고 말할 수도 없는 일이다. 다만 다마고치 제조업체들이 하다 못해 수업시간중에라도 칭얼거리지 않는 「교육친화형」 제품을 내놓을 용의는 없는지 묻고 싶다. 그다지 기술적으로 어려운 일은 아니라 생각되며 이것이 일종의 기업의 「최소한의 책임」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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