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료업계, 해외공장 증설 "딜레마"

전자재료업계가 해외공장 이전 및 증설문제로 딜레마에 빠져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인쇄회로기판(PCB)원판, 리드선, 자석 등 전자재료업계는 최근 세트와 부품업체간의 동반진출 및 채산성 확보를 위한 부품업체들의 잇따른 해외진출로 국내 수요가 대폭 줄어들고 있어 해외투자의 필요성은 증대되고 있으나 리스크가 커서 고민하고 있으며 이미 해외에 진출, 추가투자 시점에 와 있는 업체들도 같은 이유로 증설 등 장기적 사업방향을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PCB의 주요 소재인 동박적층판(CCL)과 전해동박업계는 가전업계의 해외생산 가속화와 이에 따른 PCB업체들의 해외진출로 국내시장이 줄어들어 해외진출 요인이 발생하고 있으나 산업특성상 해외공장 건설이 기본적인 투자단위가 크고 경제규모에 맞는 수요창출이 단기간에 이루어지기 힘들다는 점을 이유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페라이트코어업계 역시 주 수요처인 DY/FBT업계의 동남아 진출이 잇따르고 있어 최근 삼화전자 등 일부업체가 해외진출을 추진하고 있으나 초기투자 액수가 크고 기본적인 수요확보에 따른 리스크가 커 고심하고 있으며 특히 최대 경쟁국인 일본업체들이 이미 자리를 잡고 있어 본격적인 해외투자계획을 수립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스피커 및 DC모터의 핵심소재인 자석업체들도 중국산 자석의 대량유입과 스피커업체들의 생산기지 해외이전으로 동반진출의 필요성은 높지만 이미 수 년 전에 국내에 대형투자를 단행해 재투자 여력이 적은 데다 막상 해외진출을 하더라도 국제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어 고민하고 있다.

저항기, 콘덴서에 기본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리드선업계의 경우는 타 재료업계와는 달리 수 년 전부터 해외공장 이전이 이루어졌으나 추가투자를 통한 뚜렷한 사업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워 현지 추가투자를 망설이고 있다.

지난 95년 말 중국 광동성에 콘덴서용 리드선 생산라인을 구축한 일광전자재료는 현지업체와 일본업체 등에 현재 월 1백40톤 가량을 공급하고 있는데 이어 올 들어서는 생산능력을 월 5백톤 가까이 늘리는 방안을 검토중이나 투자비가 만만치 않은 데다 중국 현지의 경쟁업체들도 늘어나고 있어 추가투자 여부를 놓고 갈등을 겪고 있다. 이미 수 년 전에 중국에 현지생산법인을 설립했던 대아리드선은 현지법인이 생산공장으로서의 메리트를 상실하자 해외영업거점으로 법인성격을 바꾸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인건비문제 해결과 해외 현지 거래처 확보를 위해 해외진출이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대부분 장치산업형인 재료산업의 특성상 투자단위가 크고 해외로 나간다해도 품질저하 및 간접비용 등의 새로운 문제발생 요인이 커서 섣불리 대처하기가 어렵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중배.주문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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