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케이블TV 전송망사업자 선정

서경대 교수 柳貴烈

『당연한 관행은 깨어야 한다.』

최근 정보통신부가 발표한 2차 케이블TV 전송망사업 신청방법에 따르면 초고속망사업과 연계한 케이블TV전송망 사업자 등장은 현재로서는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또 24개 사업지역별로 2개의 전송망 사업자를 선정하지만 종합유선방송국이 전송망 사업자를 추가 지정, 1개의 전송망 사업자만이 전송망사업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복수로 선정된 전송망사업자 가운데 1개 사업자를 종합유선방송국이 선택해야 한다는 주장은 당연히 바뀌어야 한다.

첫째로 1차 케이블TV방송 경험에 비추어 볼 때 2개 이상의 전송망사업자가 지정되더라도 종합유선방송국(SO)은 한 번의 선택으로 한 전송망사업자와 영원한 동반자가 된다는 사실은 복수로 지정된 전송망 사업자들이 SO로부터 초기에 어떻게든 선택을 받기 위해서 온갖 수단을 동원하여 망설치나 서비스와 관계없이 외적 요인을 동원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일단 전송망사업자로 지정되는 경우 교체가 불가하므로 SO가 요구하는 방식에 따라 즉각적인 서비스가 이루어지지 않아 소비자에게 간접적으로 피해를 줄 가능성이 높다.

둘째로 1차 케이블TV사업과는 달리 대상 구역이 몇몇 지역을 제외하고는 매우 방대하기 때문에 1개 전송망사업자가 한가지 방식으로 조기에 망을 구축하기에는 어려움이 예상되므로 무선 케이블TV 전송망사업자의 출현이 요구되고 있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유, 무선 두개 사업자를 승인하여 경쟁적으로 조기 망구축을 수행하도록 유도해 대기수요자가 없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이는 초고속 통신망의 효율적 구축을 위해서는 유, 무선 복합 서비스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셋째 제한된 기간내에서의 단순 경쟁논리에서 SO가 전송망 사업자를 선정하는 것은 다가오는 멀티미디어시대를 고려해 볼 때 국가적으로는 물론 많은 연구와 투자를 지속적으로 해온 정보통신 참여기업들에 커다란 손실을 입힐 수가 있다. 미국의 예를 보면 정보화시대의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정보고속도로 정비는 비용과 시간을 고려, 새로운 정보통신망을 구축하기보다는 기존의 전화망 케이블TV망 데이터망 사업자들이 구축해 놓은 정보통신망을 네트워킹하고 고도화하는 방식으로 추진하고 있다. 만약 이번에도 1차 때와 마찬가지로 SO가 한 전송망 사업자를 선정하게 된다면 아마 무선망 기술에 대한 낮은 신뢰도와 제공되지 않은 서비스에 대한 의구심 등의 문제로 무선전송망 사업자가 SO사업자들에게 선정받지 못함으로써 이 분야의 기술개발이 상당히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가 많은 반대 속에서도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기술을 채택하여 성공을 거둔 것처럼 캐나다에서는 28G㎐ 대역의 지역다지점분배서비스(LMDS) 사업자를 지정하면서 수출전략사업으로 키울 것이라는 점을 사업 허가요령에 명시한 점 등을 고려해 볼 때 무선 케이블TV 전송망사업에 있어서도 시작단계인 LMDS기술을 활발히 활용, 개발함으로써 세계기술로 키울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금번 2차 케이블 TV전송망사업에 대해서는 SO가 1개의 전송망사업자를 지정한 후 전송망사업자의 행동에 따라가야 하는 불합리한 관행은 깨어져야 한다. 전송망사업자가 SO에 의해 선택되어지는 것보다는 복수로 전송망 사업자의 지위를 유지하여 최소한의 지역에서 망설비를 구축케 하고 이를 평가하고 상호간 경쟁을 유도하여 가장 효율적으로 전송망 서비스를 제공하는 망사업자가 사업지역을 확장해 나가는 공정경쟁 논리가 이번 전송망사업자 선정에 고려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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