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5년 대우전자를 시작으로 국내 가전업체들이 그동안 옛 소련에서 미사일 렌즈나 특수물질을 운송하는 산업용 파이프 내마모 처리에 사용됐던 다이아몬드 코팅(DLC)기술을 도입, VCR의 헤드 드럼 코팅에 채용한 이후로 국방, 산업용으로 쓰이던 기초기술이나 원리가 가전제품에 속속 적용되고 있다.
지난해 청호인터내셔널과 삼천정공은 각각 냉정수기, 전자식 김치저장고를 상품화하면서 냉매와 컴프레서가 없이도 냉각효과를 낼 수 있는 전자냉각(Electronic Thermo Cooling)기술을 적용했다. 성질이 다른 반도체를 결합시키고 여기에 일정한 전류를 흘려주면 발열 및 흡열 현상이 생기는 「펠티에 원리」를 응용한 이 냉각방식은 원래 구소련에서 미사일이나 로켓의 탄도 계산용 컴퓨터나 잠수함 내부설비의 국부 냉각수단으로 사용되었으나 지난 92년부터 국내에 도입되어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가전제품에 상용화 되고 있다.
이 기술을 현재 냉매, 컴프레서 방식에 비해선 냉각효율이 떨어지지만 환경 및 소음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각종 제품을 소형, 경량화 할 수 있는 장점으로 인해 향후 휴대형 및 차량용 에어컨이나 소형냉장고는 물론 광통신 및 반도체장비의 핵심부품 냉각장치로 광범위하게 상품화될 전망이다.
조리기기를 자동으로 제어하기 위해 온도, 습도, 가스, 중량센서를 사용했던 가전업체들은 적외선 센서를 채용하기 시작했다. 적외선 센서는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용광로 등의 온도를 일정한 거리를 두고 측정하거나 물체의 움직임을 먼 거리에서 감지하기 위해 사용되었으나 올들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전기토스터와 전자레인지 신제품에 적외선 센서를 채용, 음식물 가열온도를 자동제어하는 수단으로 활용했다.
또 신성CNG, LG전자는 공기정화기에 플라즈마 탈취기술을 채용했는데 이 기술 역시 핵전쟁에 대비해 구축한 지하 벙커내 공기를 정화하기 위해 고안된 군사용 기술이 민수용으로 전환된 것이다.
한국과학기술원 현도빈 박사는 『국방과학이나 군사용 기술은 여타분야에 비해 신뢰성이 높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 』이라고 설명하고 『가전업계가 확보하고 있는 양산기술을 접목시킬 경우 기존사업의 부가가치를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형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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