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폰카세트의 핵심부품인 데크메커니즘의 국산화가 활기를 띠고 있다.
아이와, 소니 등 일산이 판을 치던 헤드폰카세트시장에서 「아하프리」 「마이마이」 등 국산 헤드폰카세트가 선전을 거듭하고 있는 데 힘입어 그간 국산화가 지지부진했던 핵심부품인 데크메커니즘도 국내업체에 의해 국산화되고 있어 본격적인 수입대체가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국내 헤드폰카세트업체들은 디자인과 성능향상 등을 통해 일산이 완전히 장악하고 있던 시장에서 국산제품의 점유율을 50%까지 끌어올렸지만 정작 핵심부품인 데크메커니즘은 대부분 일본에서 수입함으로써 껍데기만 국산이라는 말까지 들어왔던 것이 사실이다.
자체 개발한 데크메커니즘을 사용해온 LG전자를 제외한 삼성전자, 대우전자 등은 채산성이나 설계기술 미확보 문제 등으로 데크메커니즘을 소니, 마쓰시타, 아이와 등 일본업체로부터 수입, 자사 세트에 장착, 사용함으로써 국산 헤드폰카세트의 시장점유 확대가 데크산업에는 별 의미가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최근 국산 헤드폰카세트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관련업체들이 데크메커니즘의 국산대체에 주력한 결과, 최근 LG전자가 일산에 뒤지지 않는 성능을 자랑하는 초절전형 데크메커니즘을 개발했고 그동안 소니의 데크를 사용해온 삼성전자도 초박형 데크메커니즘을 국산화,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일산이 장악해온 헤드폰카세트 데크메커니즘의 국산대체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지난 2월 소비전류가 39㎃인 초절전 데크메커니즘을 개발, 자사의 세트에 채택하고 있는데 이 제품은 동일한 전지로 기존 제품보다 10시간 이상 늘어난 85시간 연속재생이 가능해 일제 데크에 비해 성능이 월등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삼성전자도 지난 1년간 약 20억원을 투입해 최근 일산에 뒤지지 않는 초박형 데크메커니즘을 독자 개발해 이를 상품화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 데크메커니즘의 개발로 지금까지 일본에서 수입해왔던 초박형 데크메커니즘을 국산으로 완전 대체, 연간 2백억원 가량의 수입대체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국내 헤드폰카세트시장은 연간 1백80만대 정도로 예상되며 이 중 국산은 80만대 정도고 이 가운데 30만대 정도는 기계식, 50만개는 리모컨이 달린 로직방식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일산 데크는 특히 기술이 까다로운 로직방식에서 점유율이 높은데 50만대의 국산 로직방식 헤드폰카세트 중 30만대 정도가 일제 데크를 채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동안 국내업체들은 국산 헤드폰카세트의 수요가 미미해 데크메커니즘을 개발하더라도 채산성이 떨어지는 데다 일본산 헤드폰카세트에 대한 수입선 다변화 조치가 해제될 경우 국산 헤드폰카세트의 경쟁력이 상실되고 이에 따라 국산 데크도 설 자리를 잃을 것이라는 불안감 때문에 데크메커니즘의 국산화를 꺼려왔다.
하지만 최근 국산 헤드폰카세트의 경쟁력이 살아나면서 자신감을 얻은 LG, 삼성 등 대기업들이 자사에서 생산하는 헤드폰카세트 물량을 담보받을 수 있는 전략적 이점을 활용해 관련 데크메커니즘의 개발에 적극 나서 이같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국내 소재산업이 일본에 비해 현격히 낙후돼 국산 데크를 개발하더라도 철판 등 기본원자재는 일본에서 수입해야 하는 실정이어서 완전한 국산화를 위한 소재와 부분품의 수입의존 탈피문제는 여전히 국내 데크메커니즘업계의 무거운 과제가 되고 있다.
<권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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