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닉슨 전대통령이 자신의 죄를 인정, 워싱턴 초비상! 지난 1969년 복제돼 지금까지 캘리포니아의 한 시골에서 숨어 살아오던 닉슨 대통령의 복제인간이 나타나 자신(또는 자신의 원본)이 저질렀던 1972년 선거과정에서의 부정을 인정했다.」
영화 <멀티플리시티>의 홈페이지(http://www.spe.sony.com/Pictures/SonyNovies/movies/multiplicity/)에 가보면 복제인간과 관련된 이런 재미있는 농담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다.
몇 가지 더 들어보면, 「당신의 복제인간이 대신 군대에 들어갑니다.」, 「다이아나 황태자비,부정한 일을 한 것은 자신이 아니라 자신의 복제인간이었다고 밝혀, , , 」,「대규모 복제인간들의 집회 마돈나와 마이클 잭슨의 복제인간이 흥을 구어, , , 」 정말 모두 귀가솔깃한 일들이다.
이같이 재미난 상상에서 출발한 영화 <멀티플리시티>는 생활에 찌든 한 평범한 가장이 자신의 여유로운 생활을 위해 자신의 복제품을 만들면서 벌어지는 재미난 해프닝을 그린 헤롤드레미스 감독의 작품이다.원본 한 명과 세 명의 복제인간을 포함해서 총 4명의 주인공 덕의역할을 완벽하게 해낸 마이클 키튼과 그 4명의 덕을 한 화면 위에서 연기할 수 있게만들어준 특수효과가 빛나는 영화 <멀티플리시티>는 도저히 사회생활과 가정생활을 모두 다 잘해 낼 수 없는 요즘 남자들의 현실을 자조적으로 그려낸 영화라는 조금 깊이 있는 평을 듣기도했다.
그러나 그 의도의 깊이와 상관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즐길 수 있는 것이 영화 <멀티플리시티>의 가장 큰 매력이기도 하다.사실 <멀티플리시티>의 홈페이지는 영화 속에 등장하는 가상의 복제 연구소 「제미니연구소」의 홈페이지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 홈페이지의 목적은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을 복제하는 것이 얼마나 좋은 일인지를 설득하는 것.
물론 전혀 불가능하고 만화같은 상상이지만 시치미 뚝 떼고 마치 진짜인 것처럼 해놓았기 때문에, 언뜻 보면 진짜 인간의 복제가 일반화된 것으로 느끼게 만들 정도로 잘 꾸며진 홈페이지다. 특히 제미니 연구소가 모아 놓은복제에 대한 자료들의 치밀함은 혀를 내두를 정도다.
복제에 대한 FAQ(FrequentlyAsked Questions)리스트를 만들어서 공개해 놓고 있으며, 외로운 복제인간들을 연결시켜 주는 「Clone Connection)」서비스를 하고 있다고 자랑을 하기도 하고, 사진 합성을 통해 마치 복제를 해본 사람들이 찍은 사진인양 여러 장의 사진을 공개해 두고, 각 사진마다 그들이 복제를 만든 이후 얼마나 행복한지를 소개하는 코너도 준비해 두고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이런 자료들 뿐 아니라 직장에서 집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풀리지 않으면 복제를 만들기 전이라도 그 스트레스를 풀어야 한다며 인터넷상에서 바로 즐길 수 있는 4가지 게임을제공하기까지 하는 것이다. 그러나 방심을 금물. 언뜻 쉬워 보이는 이 게임들은 실은 스트레스를 풀어주기 보다는 스트레스를 쌓이게 하는 것들이다. 결국 이 게임들을 하면 매번 실패하게 되어 있고, 그때마다 얄밉게도 복제인간을 만드는 게 어떠냐는 메시지가 뜨는 고도의상술을 부린 것.
그렇지만 이 홈페이지는 정말 복제인간을 만드는 것이 모든 문제를 풀어줄 해답이라고 주장하지는 않는다. 왜 일까. 그렇다고 정답을 알려줄 리는 만무하다. 다만 영화 속의 제미니연구소 소장으로 나오는 리드박사와의 가상 인터뷰에 실린 「<멀티플리시티>를 보면 알게 될것이다」는 말을 통해 아주 얄미운 상술을 살짝 드러내 놓고 있을 뿐이다.
<이철민 인터넷 컬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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