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하면 누구나 먼저 떠올리는 것은 한글이다. 물론 세종은 재위기간에 활자인쇄는 물론 천문학과 의학에서도 그에 못지않은 뛰어난 업적을 남겼다. 우리 역사상 세종 때만큼 과학기술이 융성했던 시기는 없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한글은 그 어느 것에 비할 데 없는 위대한 발명이다. 한글은 우리 민족의 과학적 창의성을 대표하는 민족문자이기 때문이다. 일본 오사카의 민족박물관 세계문자전시실에 새겨진 「한글이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이라는 설명이 이를 뒷받침해 주고 있다.
이같이 세계적으로 우수한 한글을 창제한 세종이 올해로 탄생 6백주년을 맞았다. 조선왕조 제4대 임금인 세종은 음력으로 1397년 4월 10일 태어났다. 따라서 세종의 탄생일인 4월 10일은 양력으로 치면 5월 15일이 된다.
세종 탄생 6백년을 맞아 다짐해야 할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한글 정보화에 이정표를 새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한글 창제의 진정한 의미를 미래로 연결시킬 수 없다. 한글 정보화는 정보통신산업의 경쟁력은 물론 한국의 세계위상을 정립하는 데도 더없이 필수불가결한 분야이다. 그러나 언어이론, 자연어처리, 정보처리, 인지과학 등 여러 분야에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아직까지 어느 것 하나 완전한 것이 없는 형편이다.
한글 정보화의 가장 큰 문제는 음성과 필기체인식 정보검색 등 국어정보처리 각 분야가 안고 있는 공통적인 고민인 전자사전 등 컴퓨터가 알아듣도록 하기 위해 기계어로 번역한 국어자료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인터넷 검색도구를 만드는 한글정보 검색기술도 처음보다 나아지긴 했지만 아직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 컴퓨터 번역시스템은 그나마 나은 편이다. 영어, 일어는 90%까지 번역이 가능하나 문법, 맞춤법까지 따진다면 성공률은 60% 정도로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글의 정보화는 많은 예산이 들어가면서도 짧은 시간 안에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기 어려운 분야이다. 따라서 기업의 투자보다는 정부의 지원으로 일관성있고 밀도있게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오늘날 정보사회에서 실용성이 더욱 빛나는 한글로 만들기 위해서는 자주적이면서도 국제적인 한글의 정보화가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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