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전자의료기기 시장이 업체간의 매수합병(M&A) 및 전략적 제휴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GE, 지멘스, 록히드마틴, 이메이션, 코닥, 엘신트 등 세계적인 전자의료기기 업체를 비롯, 중소 전문업체의 M&A 및 전략적 제휴가 가속화함에 따라 그동안 CT(전산화 단층촬영장치), MRI(자기공명 영상진단장치) 등 대형 고가장비는 GE, 지멘스, 도시바, 필립스, 픽커 등 다국적 기업, 기타 전자의료기기는 중소형 전문 의료기기업체가 장악하던 시장판도가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전자의료기기 기술수준이 급격히 향상, 제품의 라이프사이클이 단축됨에 따라 기업들이 상호 기술협력을 통해 개발 및 생산비용을 절감함으로써 가격 및 품질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생존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되고 있다.
제너널일렉트릭(GE)은 최근 세계 최고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록히드마틴사의 PACS(의료영상 저장전송시스템) 사업부문을 전격 인수, 타 분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PACS사업을 강화했다. 이에 앞서 록히드마틴은 군수 및 통신분야 전문업체인 로렐사를 흡수합병, PACS시장에 진출했었다.
또 GE는 지난해 일본의 X레이 전문업체인 다나까사를 인수한 데 이어 올초 이스라엘의 엘신트사와 자본금 5대5의 비율로 합작기업을 이스라엘 하이파 지역에 설립하고 첨단 핵의학장비인 감마카메라 등을 공동 개발하는 등 전자의료기기 분야의 세계최고 기업이 되기 위해 안간힘을 기울이고 있다.
GE와 함께 세계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놓고 경합을 벌이고 있는 지멘스는 이스라엘의 엘신트사와 CT 공동개발 및 생산에 합의하고 새롭게 개발한 제품은 각사가 독자적으로 판매키로 했다. 특히 GE의 공세적 마케팅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멘스는 필립스, 톰슨 등 유럽의 대표적인 전자의료기기 업체들과 컨소시엄을 구성, 디지털 X레이의 핵심장치인 디텍터 공동개발도 추진중이다. 한국에서도 동아엑스선기계와 X선 촬영장치 생산 협력과는 별개로 한국내 현지생산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7월 3M의 데이터 저장제품, 의료영상시스템 및 포토제품 부문을 떼어내 설립한 이메이션사도 이타스카사에 대한 지분투자에 이어 지난 19일 의료영상 처리 및 정보관리시스템 분야에서 상당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시멕사이콘(CemaxIcon)사를 초기 3천만 달러와 향후 2년간 4천9백만 달러를 추가 지급하는 조건으로 인수했다. 이에 따라 이메이션은 진단용 의료영상의 촬영, 전송 및 인쇄시스템 분야에 이어 PACS, 텔레레디올로지 등을 추가함으로써 의료영상시스템 분야에서 입지를 더욱 굳히게 됐다. 이에 앞서 시멕사이콘은 픽커사와 PACS 및 텔레레디올로지와 관련된 제품 및 서비스에 대한 공급계약을 체결했는데 이메이션에 인수된 이후에도 이 계약은 당분간 유효할 것으로 알려졌다.
코닥도 최근 초음파 영상진단기에서 세계적인 명성을 갖고 있는 ATL의 디지털 이미지 처리 관련부서인 노바 마이크로닉스를 인수하고 의료영상 분야의 종합 솔루션 제공업체로 변신할 계획이다.
메디슨도 지난해 3D(3차원) 초음파 영상진단기 기술에서 가장 앞선 오스트리아의 크레츠테크닉사와 올초 내시경 전문업체인 독일의 MGB사를 인수한 데 이어 최근 진단용 X선장치 전문업체인 일본의 아코마사까지 인수, 세계 전자의료기기 업계의 새로운 강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밖에 도시바, 히타치, 아쿠손, HP 등 상당수의 전자의료기기 업체들도 중소 전문업체를 인수하거나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는 등 급변하는 세계시장 환경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자의료기기는 신기술 확보에 오랜 기간이 소요되는 등 후발업체가 선발업체를 좀처럼 따라잡기 어렵고 2000년 경에는 품목별 상위 4~5개 업체만 살아남을 것으로 전망되는 등 시장경쟁이 치열해 M&A 및 전략적 제휴가 타 산업보다 활발하다』며 『국내 전자의료기기 생산업체도 경쟁력 있고 특화된 제품을 갖고 있지 않으면 조만간 도태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효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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