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LG전자-GE 냉장고 합작 어떻게 돼가나

LG전자와 제너럴 일렉트릭(GE)의 냉장고 합작생산은 이뤄질 것인가.

최근 LG전자가 창원공장에 초대형 냉장고 생산라인을 준비중인 것으로 그 성사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두 회사의 협상은 벌써 반년을 지나고 있다. 올 초 재개된 협상은 최근 투자금액과 투자비율 등을 결정할 정도로 협상이 급진전됐다.

두 회사는 합작공장의 설립에 총 6천3백만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투자비율은 LG전자와 GE가 각각 65 대 35이며 투자금액 가운데 4천2백만달러는 외부자금을 끌어들이기로 결정했다. 어느 것도 합의하지 못하고 1차협상이 결렬됐던 지난해 말에 비하면 상당히 진전된 셈이다.

그런데도 두 회사가 이처럼 투자금액과 비율을 결정해 놓고도 협상은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이유는 GE가 외부에서 자금에 차입하는 데 필요한 지급보증에 참여하지 않으려하기 때문이다. LG전자는 GE측에 대해 줄기차게 지급보증을 요구하고 있지만 GE측은 완강히 버티고 있다는 것이다.

LG전자에 GE의 지급보증 참여는 자칫 투자가 실패할 경우 입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안전장치다. 이를 놓고 두 회사가 좀처럼 양보하지 않고 있어 협상은 난항에 빠지고 있다.

수출지역을 놓고도 두 회사는 지리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

LG전자는 합작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을 우리나라는 물론 인근 동남아시장 등지에 수출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GE는 한국에서만 판매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사이드 바이 사이드」형 냉장고의 국내 수요가 아직 한정된 상황에서 LG전자는 GE측의 수출지역 제한방침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밖에도 두 회사는 브랜드 이름과 임원구성 등을 놓고 갑론을박하고 있다.

그런데 경쟁사인 삼성전자는 최근 독자기술로 개발한 「사이드 바이 사이드」 냉장고를 출시하면서 초대형 냉장고사업을 의욕적으로 펼쳐나가고 있다. 삼성전자로부터 선제공격을 당한 LG전자로서는 GE와의 협상을 서둘러 이끌어내고 싶은 입장이다. 투자자금에 대한 1차합의가 이뤄지자마자 LG전자가 창원공장에 초대형 냉장고의 생산라인을 신설하는 작업에 들어간 것은 이처럼 간절한 입장을 반영한다. 그렇지만 LG전자의 입장에서도 GE측의 주장을 무리한 요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협상이 지난해 말보다는 급진전했지만 완전합의에 이를 가능성은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것이 LG전자 안팎의 시각이다.

특히 협상이 난항에 빠진 가운데 최근 GE 본사의 고위 관계자가 내한했는데 협상의 진전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하자 합작 가능성은 다시 희박해지고 있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신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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