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통신연구원(ETRI) 반도체연구단 출신 엔지니어들이 연구소를 나와 창업한 반도체 관련 벤처기업들의 행보가 최근들어 빨라지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지난 90년 이후 이 분야에 진출한 ETRI 출신 기업들은 그동안 국내 기술 수준이 낮아 개발 가능성 조차도 의심받아 온 희귀(?) 영역에 주로 진출해 있어 한층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실제로 이들 ETRI 출신 업체들이 개발 또는 생산중인 제품의 대부분이 최소한 국내 최초,혹은 국산 제품이 상용화된 사례가 없는 품목들이다. 이들이 진출해 있는 반도체 설계용 CAD툴 및 첨단 통신기기용 ASIC 분야가 그렇고 반도체 장비용 클러스터 툴과 에처,CVD,CMP 등 전공정 반도체 장비의 경우도 마찬가지.
이러한 분야에 진출했다는 그 자체가 바로 모험이기도 하지만 개발, 상용화에 성공할 경우 그 위험성 만큼이나 경제적 성과 또한 큰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국내 반도체 업계의 관심은 한층 클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경제적 성공의 가능성은 ETRI 출신 업체들중 비교적 일찍 설립된 아펙스와 서두로직을 통해서도 충분히 입증된다. ETRI 출신 1세대인 아펙스는 차세대 반도체 장비인 플라즈마 에처와 MO CVD를 국내 최초로 개발하면서 지난해 50억원 매출에 이어 올해는 1백50억원의 매출 달성과 함께 장외시장 등록도 추진하는 중견 업체로 성장했다. 또 지난 90년 설립된 서두로직은 국내 유일의 반도체 설계용 CAD툴인 「MyCAD」를 개발하고 수출까지 함으로써 국내에서는 몇 안되는 소프트웨어 수출 업체로 자리잡았다. 이 밖에 멀티칩모듈(MCM) 등 반도체 패키지 설계업체인 쎄트리연구소와 반도체 장비용 클러스터 툴 개발 업체인 코닉시스템이 ETRI 출신 엔지니어들을 중심으로 창업됐고 반도체 소재 및 부품의 물성 분석을 전문으로 하는 케이맥과 ASIC 설계 전문회사인 보광미디어도 유사한 경우로 분류된다.
그리고 작년에 새로운 얼굴로 등장한 반도체 장비업체인 지니텍은 화학기계적연마장비(CMP)와 비연속화학적증착장비(Cyclic-CVD)를 개발,현재 양산 준비단계에 있으며 ASIC 전문 설계업체인 다음 역시 DSP, CDMA 등 각종 이동통신용 칩과 MPEG 등의 영상처리용 ASIC 개발을 위해 국내 반도체 소자업체 및 이동통신업체와 기술 협약을 추진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 ETRI 출신 중소업체 사장은 『이들 ETRI 출신 업체의 대부분이 수도권이 아닌 대전 등 충청 지역에 주로 위치해 있어 회사의 지명도가 높지 않을 뿐이지 이미 각각의 전문 분야에서 그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고 강조하며 『반도체 분야 외에도 컴퓨터, 통신 등 각종 첨단 분야에서 ETRI 출신 기업인들이 뛰고 있으며 또 이들끼리의 친목 모임도 결성돼 있어 조만간 미국 공동사무소와 ETRI 기업 관련 홍보용 웹 사이트도 개설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상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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