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전자의료기기 업체들과 대기업 종합상사간 수출 협력이 매우 활발하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고부가가치 산업인 전자의료기기의 시장규모 확대 및 국산 제품의 성능 향상에 발맞춰 코오롱, (주)대우, 삼성물산 등 대기업 종합상사들이 중소 의료기기 업체들과 연계, 해외입찰 등을 통해 의료기기를 수출하는 등 적잖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중소 전자의료기기 업체들의 경우 해외 마케팅을 수행할 만한 조직 및 자금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독자적으로 해외시장을 개척하기 어려운 데 따른 것이다. 특히 몇 년 전부터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이용한 수출 확대사업을 추진해 온 전자의료기기 업체들은 제품의 성능 외에도 현지 정보수집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절감하고 대기업과의 분업화를 유도하고 있는 것도 한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대기업 종합상사 입장에서도 과거와는 달리 많은 기업들이 현지 마케팅 조직을 갖추고 직수출을 단행, 수출 유망 아이템을 찾기가 갈수록 힘들어 지는 데다 동남아, 중남미 등 저개발 국가를 중심으로 전자의료기기 수요도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부 종합상사는 입찰 기회가 있을 때만 협력하는 소극적 입장에서 벗어나 전자의료기기 전담자를 두고 수요를 직접 개발하는 등 적극적인 양상을 띠고 있기도 하다.
코오롱상사는 베트남 등 세계 각국의 의료기기 입찰에 참여, 지난해 종합상사 중 가장 많은 금액인 약 6백만달러의 전자의료기기 수출실적을 올린데 이어 올초 세계은행(World Bank)이 실시한 러시아 의료기기 입찰에서 동아엑스선기계, 유니온메디칼엔지니어링 등 4개 중소업체와 협력해 1천만달러를 낙찰받는 성과를 거뒀다. 이에 힘입어 이 회사는 금년들어 최근까지 이미 작년 실적의 2배인 1천2백만달러를 넘어섰으며 베트남, 카자흐스탄 등의 입찰에도 추가 참여해 올해 약 3천만달러의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
베트남 지역에 특히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는 (주)대우는 메디슨과 공동으로 이 지역 EDCF사업 및 기타 입찰에 상호 협력하고 있으며 올들어 이란 등 중동지역, 파키스탄, 이디오피아 등지에도 전자의료기기를 수출하기로 하는 등 대상 지역도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삼성물산은 삼성GE의료기기와 파나마 지역의 EDCF 작업에 공동 참여, 현재 현지작업을 진행중에 있으며 한국의료용구공업협동조합과도 유기적인 협력관계를 갖고 EDCF를 통한 전자의료기기 수출 확대에 협력하기로 했다.
세인전자의 전자혈압계 등 건강관련 제품을 주로 수출해 온 현대종합상사는 대상품목을 점차 장비류로 확대하는 한편 올 하반기 열릴 예정인 세계은행의 러시아 2차 입찰에 참여하기 위해 각 전자의료기기 업체와의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이밖에 LG, 쌍용, 효성, 진도그룹 등 다수의 종합상사들도 중소 전자의료기기 업체들과 접촉을 갖고 수출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의료기기만을 취급하는 전문 종합상사가 없기 때문에 전문성이 떨어지기는 하지만 최근 종합상사들의 전자의료기기에 대한 높은 관심은 중소 전자의료기기 업체의 수출 확대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효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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