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인텔이 펜티엄Ⅱ를 발표하고 새롭게 전열을 정비했다.
펜티엄Ⅱ는 20세기의 나머지 기간 인텔의 제품전략의 근간을 형성할 최신 마이크로프로세서로 93년 발표된 펜티엄 이후의 최대 역작으로 평가된다.
이 마이크로프로세서는 현재 네트워크 서버 등으로 사용되고 있는 펜티엄프로의 핵심기술과 최근 각광받고 있는 MMX 멀티미디어기술을 결합한 것으로 2백33 이상의 CPU 처리속도를 자랑한다. 따라서 3차원 그래픽 등 멀티미디어 기술지원기능이 크게 돋보이며 다양한 프로그램의 동시운용도 가능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비록 AMD가 경쟁제품인 K6로 인텔에 선제공격을 한 상황이지만 펜티엄Ⅱ로 무장한 인텔의 반격이 시작됨으로써 마이크로프로세서 시장쟁탈전은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특히 컴팩, IBM을 포함, 10여개 PC업체들이 펜티엄Ⅱ를 탑재한 신제품 출하에 들어가는 등 인텔 우군들도 발빠른 행보를 보이면서 펜티엄Ⅱ시대의 개막을 서두르고 있다.
3천달러대가 될 것으로 에상되는 펜티엄Ⅱ 탑재 PC의 주요 고객층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NT 등 최신 소프트웨어를 운용하고 있는 기업들.
시장조사회사들은 이와 관련, 펜티엄Ⅱ가 앞으로 PC시장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라는 데 견해를 같이하고 있다. 펜티엄Ⅱ가 최상위 PC기종의 수요를 크게 확대시키면서 시장에 활력을 불어 넣어줄 것으로 기대된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펜티엄Ⅱ PC는 일부 워크스테이션 기종과 치열한 고객쟁탈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내년 중반께면 가격하락과 함께 펜티엄가 PC에 대거 탑재되면서 펜티엄 PC가 PC시장의 새로운 주류로 떠오를 것이란 전망이다.
인텔 자체로는 펜티엄Ⅱ의 발표로 올해 매출이 지난해보다 38% 가량 증가한 2백80억달러, 순익은 50% 증가한 80억달러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펜티엄Ⅱ 발표 직전에 터져나온 이 프로세서의 결함파문은 이같은 예상에 차질을 가져올지도 모른다는 지적도 있다. 펜티엄프로와 펜티엄Ⅱ에서 과거 펜티엄파문때와 유사한 부동소수점 연산 결함이 나타났다는 한 인터넷 사이트의 주장을 일부 컴퓨터잡지가 인용, 보도하면서 야기된 결함파문은 인텔의 명성에 큰 손상을 입혔다.
이 결함파문은 그리 대단한 것이 아니라는 일부 분석가들의 평가에도 불구하고 AMD 등 경쟁업체들이 인텔에 강력한 도전의지를 불태우고 있는 상황에서 그것도 제품발표 직전에 터져나왔다는 점에서 귀추가 주목된다.
인텔은 이에 대해 주장된 결함내용을 기술적으로 면밀히 검토하고 있으며 사실로 밝혀질 경우 숨김없이 공개하고 수정판을 내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펜티엄Ⅱ는 2백33 모델이 1천개 구매시 기준으로 개당 6백36달러로 AMD 동급제품의 4백69달러에 비해 커다란 가격차이를 보이는 등 지나치게 비싸다는 평가와 함께 카트리지 형태로 제작돼 핀형인 다른 칩들과의 호환성을 상실했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오세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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