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비메모리산업 현주소 (8);업계의 육성 계획

『반도체 3사의 올 사업계획에 나타난 비메모리 육성의지와 아남그룹의 DSP생산,한화그룹의 화합물반도체시장 참여 움직임 등을 감안할 때 97년은 사실상 국내 비메모리산업의 원년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산업연구원 J선임연구원)

반도체 3사의 97년 사업계획은 투자의 무게중심이 그간 소홀히했던 비메모리분야에 쏠려있다는 점에서 주목할만 하다. 사실 비메모리는 메모리와 달리 사업초기에 대단위 투자가 필요치는 않다. 생산라인 신, 증설을 통한 공급능력 확대가 경쟁력을 좌우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이 보다는 오히려 수요업체인 세트업체를 묶을 수 있는 제품개발력이 승부를 좌우한다. 따라서 설계 및 응용기술력을 갖춘 엔지니어 확보와 첨단 연구시설이 관건이라는게 일반적인 지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사가 모두 수천억원대의 뭉치돈을 비메모리분야에 쏟아붓겠다고 나선 것은 그간 구두선에 머물러왔던 비메모리육성 의지를 비로소 행동으로 옮기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3사의 사업조직개편이나 주력제품 육성계획에서도 잘 나타나 있다. 비메모리사업부를 메모리사업부와 대등한 위치로 승격시킨 조치(삼성전자)나 미디어프로세서로 함축시킨 프로젝트(LG반도체) 추진 등은 전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모습들이다.

『올해 시스템 LSI분야에 2천3백억원을 집중투자해 국내 처음으로 비메모리부문에서 12억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2002년에는 50억달러를 달성해 세계 톱10 업체로 부상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알파칩프로세서와 MDL(메모리복합칩),그리고 부가가치가 높은 IGBT 등의 전력소자를 간판제품으로 주력 육성해 나갈 방침이다. 이처럼 마케팅이 가능하고 시장성이 유망한 제품을 골라 집중육성할 경우 성공 가능성은 그만큼 높아진다고 본다』(진대제 삼성전자 시스템LSI 대표)

『올해부터 전체 R&D투자의 40% 이상을 비메모리분야에 집중해 2000년에는 약 2조5천억원의 매출을 달성,현재 11%수준인 비메모리 매출 비중을 25%로 확대할 계획이다.특히 주력제품인 ASIC,자바칩,MPACT 등 미디어프로세서 가운데에서도 국내 처음으로 0.35미크론 기술을 확보한 ASIC분야에서는 세계 10대업체로 도약할 방침이다』(선병돈 LG반도체 부사장)

『해외 선진기술을 하루빨리 도입해 시스템IC사업을 본궤도에 올려 놓는다는게 일차적인 목표다. 이를 위해 미국 현지 자회사인 심비오스로직社와 오디움社 등을 집중육성해 기술을 축적하고 생산은 이천공장에서 한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2000년까지 총 4억달러를 투자해 MPEG2와 IO컨트롤러,그리고 위성방송칩 등을 간판제품으로 키워 반도체사업 총 순이익의 20%이상을 비메모리분야에서 달성할 계획이다』(황기수 현대전자 상무)

반도체 3사에서 비메모리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사령탑들의 각오나 계획은 전에없이 의욕적이다. 여기에는 이제 비메모리사업은 더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이고 「해 볼만 하다」는 자신감도 담겨져 있는듯 하다.

『향후 시스템IC를 선도할 테크놀로지는 디지털기술이다. 축적기술이 중시되는 아날로그와 달리 디지털은 전 세계업체가 거의 동일한 출발선상에 서 있다. 또 향후 반도체기술을 이끌 원칩화기술도 따지고 보면 메모리와 비메모리를 접목시키는 복합칩(MDL)기술이라고 볼 수 있다. 알려진대로 국내업체들의 메모리기술은 세계수준인만큼 더딘 출발은 아니라고 본다. 특히 경영층의 육성의지가 전에 없이 강한 만큼 3∼4년 후에는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S전자 P선임연구원)

데이터퀘스트 한국지사의 한 관계자는 『최근 3사의 간판제품 육성계획과 이에따른 전용생산라인 구축 등은 국내 비메모리사업의 닻이 올렸음을 알려주는 청신호다. 특히 비메모리 시장 조기진입의 첨병역할을 할 주력제품 선정은 그간 선진 외국업체들에게 주눅이 들어온 국내업체들에게 적지 않은 자신감을 불어넣고 있는 것 같다』고 진단한다.

<김경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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