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 김덕원 교수 "전자파 인체 허용기준 제정 급하다"

전자파의 「인체 유해론」이 학계와 의료계를 중심으로 빠르게 부각되면서 세계적으로 관련 소송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특히 인구밀도가 높아 전자파에 노출되는 정도가 외국에 비해 크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8일 연세대 동문회관에서 열린 「제 1회 전자장의 생체영향에 관한 워크숍」에서 연세의대 의용공학과 김덕원 교수는 「전자파 유해론과 소송케이스」란 주제발표를 통해 『전자파 인체유해 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미국을 중심으로 관련 소송이 크게 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지난해 부산의 아파트주민들이 인근 변전소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을 비롯,정보통신부에 이동기지국 관련 민원 3건,한국전력에 송전선로에 관한 민원 14건이 접수되는 등 관련 민원 및 소송이 잇따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교수는 『「미약한 전자파도 인체에 유해할 수 있다」는 각종 연구결과가 속속 발표되는데다 통일된 전자파 인체허용기준이 없는 것이 이처럼 소송이 증가하는 주 원인』이라며 『각종 전자파소송의 행태가 갈수록 전문변호사나 원고들로 구성된 민간단체에 의해 집단화, 조직화, 체계화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실제로 전자파에 의한 생체장해 연구가 활발한 미국의 경우 90년대 들어서면서 인체손상과 근로자의 보상에 관한 소송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으며 최근엔 이같은 소송을 효과적으로 대처키 위해 원고측과 변호사들의 연합단체인 「EMRCET(Electromagnetic Radiation Case Evaluation Team)」이 결성돼 전국적으로 피해자들을 규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내서도 최근들어 변전소, 이동통신기지국, 고압송전선로 등에서 발산되는 전자파에 인체피해를 입었다는 사례와 민원이 급증하고 있으며 이에따라 지난해 6월 한국전자파학회(KEES)가 「전자장과 생체관계연구회」란 별도 팀을 발족,전자파에 의한 인체 및 생체영향에 관한 연구와 관련 장차 법적기준의 모태가 될 기준(방호지침)안의 체계화를 본격화하고 있다.

<이중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