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업체들, 멀티미어사업 진출 양분

지난해 음반업체들은 멀티미디어시대를 맞아 앞다퉈 게임등 멀티미디어 타이틀사업에 뛰어 들었다.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멀티미디어 타이틀사업을 놓고 음반업계가 두 부류로 나뉘고 있다.

일부 중견음반업체들이 최근들어 멀티미디어사업을 오히려 확대하고 있는 반면 국내에 진출해있는 음반메이저사들나 수입업체는 사업방향을 잡지 못해 고전하거나 타이틀사업에서 철수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중견음반사중 가장 활발하게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업체는 신라음반.이 회사는 멀티미디어사업부를 두고 비디오CD타이틀과 교육용CD롬타이틀을 공급한 데 이어 게임분야로 사업을확대하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한국후지쓰사에서 전략시뮬레이션 게임 <손자병법>의 판권을 확보,오는 6월중으로 게임유통점과 레코드점에 공급하는 것을 시작으로 게임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현재 신라음반은 이스라엘 GEO사와 일본 그람스사, 위티울프사등과 판권제휴,6종의 타이틀을확보하는 등 연내에 모두 10종의 타이틀을 공급할 예정이다.

신라음반에 이어 지구도 최근 멀티미디어사업팀을 두고 게임사업에 참여했다.지구는 미국 뷰콤인터렉티브사와 판권계약을 맺고 액션게임 <오퍼레이션 카니지>와 어드벤쳐 <고대무덤의 비밀>등 2종을 이달중으로 출시할 예정이다.현재 게임유통업체들과 접촉,유통망확보에 나서고 있는 지구는 앞으로 월 1-2편의 게임을 출시키로 하고 일본,호주,유럽등지의 제작사와 판권제휴를 추진하고 있다.

이와관련 지구의 이웅수부장은 『많은 관련기업들이 멀티미디어사업에 관심을 나타냄에 따라 이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면서 『아직 본격적인 투자단계는 아니다』고 말한다.

자체 CD생산설비를 보유,멀티미디어 타이틀사업을 추진하기에 유리한 입장에 있는 이들 국내 중견음반업체들은 앞으로 사업영역을 비디오CD와 DVD롬 타이틀등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견음반업체들의 이같은 움직임과는 달리 외국직배사나 일부 군소수입음반사들은 멀티미디어 타이틀분야의 사업에서 철수하거나 사업방향을 확정하지 못한채 시장조사차원에서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

메이저 음반업체들중에서 가장 먼저 인터액티브팀을 두고 멀티미디어타이틀사업에 뛰어든 한국BMG는 최근 인터액티브팀을 영업팀과 통합하면서 멀티미디어타이틀사업에서 손을 뗐다.한때 이 회사는 서울지역 20여개의 레코드점을 통해 게임등 타이틀유통을 시작해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으나 최근 멀티미디어분야에서 손을 떼면서 유통사업마저 철수했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게임과 타이틀 영업을 영상사업부(비디오부문)로 이관,기존 게임등에 대한 판권영업을 계속해 나갈 계획』이라면서도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지역에서 철수하도록 결정한 본사전략에 따라 한국내의 영업을 정리하게 됐기 때문에 당분간 이사업을 재개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폴리그램도 멀티미디어타이틀에 대한 사업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기는 마찬가지다.이회사는 삼성전자를 통해 필립스미디어에서 개발한 게임 <기어헤드>와 <파이터듀얼>등 3종을 공급하고 한글과 컴퓨터를 통해 교육용타이틀 1종을 공급했다.그러나 이회사는 본사차원에서 사업방향이 불투명함에 따라 한국내 마케팅을 활성화시키지 못하고 있다.

이 회사의 김동식부장은 『국내 게임 및 교육용타이틀시장이 침체돼 있을 뿐 아니라 유통구조도 음반과 다르기 때문에 사업방향을 결정하지 못했다』면서 『시장마켓차원에서 1-2개월에1종의 타이틀을 내놓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음반수입업체인 해동물산은 미국 아틀란티스사의 어드벤쳐 게임 <미라지>를 수입,판매하기도했으나 지금은 보류한 상황이다.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CD롬타이틀시장이 별로 매력적이지못한데다 유통자체도 잘 모르기 때문에 이 사업을 중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음반업체들의 멀티미디어타이틀사업이 제각각이어서 앞으로 방향을 점치기란 쉽지않은 상황.시대흐름이 멀티미디어로 이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음반과는 또다른 사업영역인 탓이 크다.

특히 국내시장에 진출해 있는 외국메이저들은 본사차원의 정책결정에 좌우되고 있는 현실에서국내영업을 독자적으로 확대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따라서 멀티미디어사업에 대한 음반업체들의 성공여부는 좀더 시간을 두고 지켜 보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원철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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