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기업들이 치열한 국제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변신을 거듭하고 있는 요즘,도무지 바뀌지않는 곳이 있다.바로 KBS,MBC,SBS등 지상파 방송사들이다.
이들 지상파방송사는 많은 제작비를 들여 하루에도 수십편씩 만든 방송프로그램을 단 한번 방영하고는 폐기처분 해버린다.이보다 더 소모적인 투자는 없을 것이다.지상파 방송사들이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꿩먹고 알먹는」방법이 없는 것도 아니다.
그것은 바로 해외로 프로그램을 수출하는 방법이다.최근 공보처가 밝힌 3개 지상파방송사의1분기 방송 프로그램 수출실적은 2백15만3천달러로 지난해 같은기간 1백34만6천달러에 비해 60%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MBC가 총수출액의 59%를 차지해 1백26만5천달러의 실적을 보였고 KBS는 54만달러,SBS는 34만8천달러에 불과했다.그러나 MBC도 일본의 디지털 위성방송채널중 하나인 퍼펙TV에 연간 1백20만달러어치의 프로그램을 공급키로 한 것을 제외하면 실적이 거의 없다시피하다.
반면 지상파방송 3사가 1분기에 수입한 프로그램의 금액은 총1천76만6천달러로,지난해같은기간 6백10만6천달러보다 76%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 11일부터 16일까지 프랑스 칸에서 열린 TV프로그램전시회인 「97MIPTV」에서는 교육방송(EBS)을 포함한 4개 지상파방송이 1백39만8천여달러의 프로그램을 수출하는데 그쳤다.반면 아리랑TV등 8개 케이블TV 채널들은 지상파방송의 2배가 넘는 3백38만여달러어치를 수출해 대조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국내 지상파방송사들이 국내시장에만 안주해 있고 해외수출에는 얼마나 신경을쓰지 않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이번 MIPTV에서 KBS,MBC,EBS는 각각 53만9천,59만1천2백,26만8천달러를 수출했다.반면 SBS는 이번에 독자적인 부스를 마련하지 않아 수출실적이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는 드라마,만화,영화,다큐멘터리,쇼프로,뮤직비디오등 프로그램 수출분야도 다양해졌고,특히 다큐멘터리의 수출이 크게 늘어났다.올해 MIPTV에 본격적으로 참가한 EBS는 <한국의 파충류><한국의 새><한국의 쥐><비무장지대의 사계><하늘다람쥐의 숲><솔부엉이>등 다큐멘터리 위주로 수출에 나서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프로그램의 수출을 활성화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개선돼야할 것은 방송사 및 독립 프로덕션 사장들의 안이한 자세와 제작환경 개선이 급선무다.특히 프로그램을 수출하기 위해서는 한프로그램을 기획단계에서부터,시나리오 작성,캐스팅,사전제작,제작과정,방영,사후보관및 관리에이르기까지 일련의 과정에서 일일이 신경을 써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사전전작제가 하루빨리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과 함께 음향/효과(M/E)를 사전에 분리제작하는 등 제작여건의 개선도 시급하다.이번 MIPTV에 출품된 1백45편의국내 프로그램중 단지 7편만이 M/E를 분리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외국어로 더빙 작업을 할 경우,M/E 분리는 필수적이다.
M/E 분리가 돼있지 않은 작품은 판로에 한계가 있을 뿐아니라 수출단가도 낮을 수밖에 없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상파방송사들까지 M/E를 분리하지 않고 제작하고 있는 것은 시간,인력,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분리제작을 기피하기 때문이다.
또다른 원인은 내수용 위주의 프로그램 제작관행 때문이다.대부분의 프로그램을 자체방송 편성을 위해 제작하고,수출은 부수적인 것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이런 점은 방송사 최고위 경영자의 발상전환이 전제조건이다.또다른 이유로는 지금까지는 국내시장에만 안주해왔던 독점체제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KBS,MBC,SBS등 방송3사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넘쳐나는 광고물량으로 인해 흑자행진을 계속해온 터라 수출하지 않아도 「땅짚고 헤엄치기」살림을 꾸려왔다.
그러나 케이블TV가 등장했을 뿐아니라 내년부터는 위성방송까지 가세하게 되고,외국의위성방송도 물밀듯이 몰려오게 되면 상황은 1백80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이제 방송사도 변해야 산다.변하지 않으면 쓰러질 뿐이라게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조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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