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어디서나 자유롭게 서로의 의사를 주고받고자 하는 인간의 욕구는 바야흐로 21세기를 「이동통신의 시대」로 만들었다. 무선전화기를 비롯해 무선호출기, 휴대전화기 등은 이미 보편화한 생활필수품으로 정착된 지 오래며 미래공중육상이동통신시스템(FPLMTS), 무선가입자망(WLL), 자동항법장치 등으로 그 응용의 범위가 날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이같은 이동통신기기의 발달은 날로 다양해지고 있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만족시켜 주기 위한 것으로 기반기술인 무선통신기기 산업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더군다나 국내 통신시장의 규모가 세계 10위권에다 세계 최초로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상용화를 걷는 등 통신 선진국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시점에서는 더더욱 그러하다.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국내 무선통신기기 산업은 점점 저가의 중국, 홍콩산 등에 밀려 수출경쟁력을 날로 상실해 나가고 있다. 미국의 EF 존슨, 스웨덴의 에릭슨, 일본의 아이콤, 켄우드 등과 같이 이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기술을 선도해 나가는 저력있는 전문기업이 없다는 얘기다.
따라서 국내 무선통신기기 산업이 국제 경쟁력을 갖고 통신시장 개방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산업구조적인 측면과 관련기업, 이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연구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우선 산업구조적인 측면에서 중소기업이 장기적인 전략을 갖고 이 분야의 전문기업으로 육성될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시책이 필요하다. 물론 정보통신부 등 유관부처에서 시행하는 다양한 연구개발사업이 진행되고 있으나 과제 선정이 대부분 부가서비스에 치중한 나머지 기반기술의 개발에 대해서는 다소 소홀하다는 점을 부언하고자 한다.
일례로 건전지 소모효율을 대폭 개선시킨 무선통신 기기개발, 통달거리를 향상시킨 무선통신기술, 초소형, 초경량화를 구현시킨 휴대용 통신기술의 개발과제가 개인휴대통신(PCS), 고속무선호출기를 개발하는 것보다 가시적인 효과는 적다. 하지만 원천기술을 향상시켜 궁극적으로 국가경쟁력 확보에 기여하는 바가 매우 크다.
또한 중소 전문기업들이 각자의 특화된 전문분야를 상호 연결시켜 대형의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배려도 필요하다. 국내 내수시장의 활성화와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개발도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주파수 자원의 허용에 있어 보다 유동적이어야 하며 전파형식 검정제도의 일부 비현실적인 규제부문에 대해서도 보완조치가 있어야 한다.
기초 소자들에 대한 개발투자가 활발해 지도록 정책적인 유도가 필요하다. 대부분의 분야에서 같은 어려움을 안고 있지만 특히 무선통신분야에 있어 기초 소자들에 대한 수입의존도가 40% 이상으로 대단히 높다. 따라서 이 분야가 개선돼야만 원가절감을 통한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것과 동시에 무역역조 개선을 기대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무선통신기기 개발업체들의 태도도 상당한 인식전환이 있어야 한다. 수요가 많은 저가의 제품개발에서 과감히 탈피해 비록 수요는 많지 않지만 고부가 가치인 고급제품에 대한 개발이 장기적으로 경쟁력확보 및 기술발전을 이루는 첩경이기 때문이다.
이런 바탕 위에 우리 나름대로의 창의적이고 생산적인 무선통신기술을 갖춰 나갈 때야 비로소 「무선통신의 꽃」을 활짝 피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裵洙元 (주)메이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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