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ASIC전문업체 LSI로직 코리건 회장

『주문형반도체(ASIC)산업의 핵심은 인력에 달려있습니다. LSI로직은 지난 81년 창간 이래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인력육성에 심혈을 기울여 15년만에 적절한 인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습니다. 특히 엔지니어들이 각 분야에서 고객의 요구를 만족시키는 데는 5년에서 10년이상의 관계유지가 필요했습니다.』

ASIC 전문업체인 LSI로직의 윌프레드 코리건 회장은 非메모리산업의 관건은 장기적인 인력대책이라 강조하고 LSI로직의 성공의 비결도 이같은 적절한 인력확보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최근들어 非메모리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한국의 반도체업체들을 겨냥 『ASIC산업에서 LSI가 업계 수위를 지속할 수 있었던 원인은 장기적인 안목에서 이 분야에 대한 투자를 지속시켰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사업다각화를 시도하고 있는 한국업체들의 경우도 보다 장기적인 대책과 전문화가 요구된다』고 충고했다.

데이터퀘스트에 따르면 지난 94년 전세계 ASIC 시장은 총 1백33억달러로 이중 스탠더드셀이 31%, 게이트어레이가 40%를 차지했다. ASIC시장은 이어 오는 2천년에는 총 3백39억달러로 크게 확대되며 스탠더드셀과 게이트어레이가 각각 45%, 35%로 전체시장의 80%를 차지할 전망이다. 현재 LSI는 이 양대 부문에서 최고의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코리건 회장은 『앞으로도 이들 양대 부문에 집중, 전문화를 더욱 구축함으로써 고객이 직접 만들지 못하는 기술을 가능하게 만들고 이를 통해 고객들이 무엇인가를 만들어낼 수 있게 도움을 주는 이른바 「이네이블링 컴퍼니」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의 중요성이 점차 커져 시장점유율이 오는 2천년에는 25%로 늘어날 것이라 전망하고 이를 위해 한국의 디자인센터 인력을 50% 이상 늘리는 등 사업확대에 나설 계획이라 밝혔다.

그는 현대전자,아남산업과의 한국내 반도체조립 협력사업에 큰 만족을 표시하는 한편 DVD, 디지털 카메라, PCS 단말기 등 국내 통신 및 가전부문에서 국내 전자업체와의 협력관계를 더욱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LSI로직은 최근 대대적인 사업확대에 나서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오리건에 건설중인 신공장이다. 올해말까지 건설을 완료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가면 LSI로직의 「장기집권」이 가능할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전하고 있다.

이 신공장은 0.17미크론급 G11기술과 최신 자동화공정시스팀을 도입, 다이 생산 경쟁력을 크게 높인 점이 특징이다. 반도체가공라인에 0.17미크론의 초미세가공기술이 적용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코리건회장은 『초미세가공기술은 곧 가격인하를 통해 고객의 경쟁력을 실현할 수 있는 기반을 의미한다』고 강조하고 『일례로 기존 0.25 미크론 G10기술 도입으로 다이 사이즈를 13%까지 줄여 가격인하와 제품의 안정성 제고 및 납기 단축을 실현했다』고 설명했다.

LSI로직이 전세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기업 이미지는 원칩 토탈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시스팀-온-어-칩」 회사라는 점. 이에 대해 코리건 회장은 「기본적으로 필요한 모듈들을 사전에 확보해 유저의 요구를 가장 신속하게 해결함으로써 유저의 경쟁력을 높여주는 것」이 시스팀온어칩의 내용이라 강조했다.

그는 이어 『LSI로직은 이를 위해 「코어웨어 방법론」 기술을 채택, 프로세서 코어와 산업표준 코어 분야에서의 기본 모듈들을 확보하고 또 업계 표준 모듈들을 공유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었다』고 밝히고 『최근 공전의 히트를 연출한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도 이같은 시스팀온어칩 기술로 가능했다』고 자랑했다.

게임기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소니 플레이스테이션은 소니의 요구사항을 LSI로직이 자체 보유하고 있는 모듈을 활용, 원칩화를 실현한 기술로 이를 통해 소니는 종전 2년이상 소요됐던 칩출하 시기를 8개월로 단축시키고 제작코스트도 크게 낮추었다. LSI로직 역시 이 칩 하나로 3억달러 가까운 매출을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코리건 회장은 『한국 기업들이 추구해야 할 곳도 바로 이같은 응용부문』이라 지적하고 『이 부문에서 가장 폭넓은 기술과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는 업체는 LSI로직』이라 역설했다.

코리건 회장은 영국 리버풀 출생으로 영국 임페리얼 공대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한 이후 모토롤러 반도체를 시작으로 68년 페어차일드 그룹 이사, 74년 CEO, 77년 회장을 역임하고 이어 81년 LSI로직을 설립, 지금까지 회장 겸 CEO를 맡고 있는 미국 반도체업계의 산 증인으로 최근 미반도체협회회장직을 역임한 바 있다.

LSI로직은 스탠더드셀과 게이트어레이 부문에서 세계 최고의 시장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는 ASIC전문 업체로 96년 12억4천만달러 매출에 1억4천7백만달러의 순익을 기록했다.

<밀피터스(캘리포니아주)=이경동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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