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유통업계 여성파워시대 (7);내레이터 한승정씨

행사장의 꽃. 지루하기 쉬운 전시장을 톡톡 튀게 하는 감초역할. 화사한 웃음으로 고객들의 피로를 덜어주는 청량음료 같은 존재가 바로 전시장의 내레이터 들이다.

『수 많은 고객들을 대상으로 제품을 설명하고 시연하다 보면 어느새 그 제품에 대해서 박사가 된 느낌입니다. 제품에 대한 사전교육을 받기도 하지만 행사기간을 거치면서 제품지식을 더 깊이 알게 되고 은근한 애정을 느끼게도 됩니다.』

한승정(韓承政, 24)씨. 전문 내레이터 경력 1년6개월의 중고참. 국제전자센터 1층에 마련된 컴팩 전시장을 지키고 있는 도우미. 전속이 아닌 한씨는 프리랜서지만 이 곳에서 벌써 한달 가까이 일하고 있다. 컴퓨터업체 도우미라는 특성상 깔끔한 이미지와 사이버(?)적인 특성을 살려야 하는 만큼 패션에서 부터 메이컵까지 여간 신경 쓰이지 않을 수 없다고 한씨는 말한다.

『컴팩과 한달을 보낸 지금은 컴팩의 정식 직원같은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처음 전시장을 개설했을 때 컴팩을 잘 모르는 고객들에게 어떤 식으로 컴팩의 이미지를 심을 것인가 고심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저절로 컴팩을 소개하는 내레이션이 나올 정도 입니다.』

한씨가 가장 자신있어 하는 분야는 역시 전자관련 상품소개. 모토롤러 신제품이 출시되면 전속 아닌 전속도우미로 맹활약한다. 로드쇼, 시연회, 전시장 등 가릴 것 없이 한때 모토롤러맨으로 일한 적도 있다. 특히 상고 출신이라 컴퓨터에 대해서는 자신감 있다고 밝히는 한씨는 앞으로도 기회가 주어진 다면 전자관련 상품 전문도우미가 될 생각도 있다고.

『고객이 제품과 관련없는 질문을 던질 때 가장 당혹스럽습니다. 차라리 전문적인 질문을 해서 모를 경우는 「죄송합니다. 전문가를 소개시켜 그리겠습니다」라고 하면 그만이지만 개인적인 질문을 던질 경우 모욕감도 느끼지만 고객인만큼 화를 낼 수도 없습니다. 그때가 가장 당혹스럽죠.』

내레이터를 짧은 치마에 진한 화장을 한 예쁜 아가씨 정도로 생각하는 고객들의 의식이 가장 안타깝다고. 무엇보다 고객들에게 전문직으로서의 새로운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이 직업을 가진 사람들의 선결과제라고 한씨는 말한다. 한씨는 내레이터직을 선택하기전에 효성물산에서 근무하다가 그만두고 메이컵강사를 지냈다. 또 학원에서 연기수업도 했으며 재즈댄싱에도 일가견이 있다.

『발랄한 음악이 나오면 꼿꼿한 자세로 설명하기보다 율동을 섞어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것도 고객에게 회사 및 제품 이미지를 심는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전시장의 내레이터는 튀어야 하고 음악과 함께 전시장을 찾은 고객들의 흥미를 유발해 즐거운 관람이 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앞으로 생동감 있는 내레이터가 되기 위해 댄싱을 섞은 새로운 형태의 내레이션을 개발할 생각입니다』

앞으로 전자분야의 발전은 더욱 가속도를 붙일 것이고 신제품은 계속 쏟아질 것이라고 전망하는 한씨는 전자 전문내레이터가 될 준비를 지금 준비중이다. 그래서 틈나는 대로 전문지식을 쌓기 위해 전문잡지와 서적을 읽고 있다.

<이경우 기자>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