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정보나 일기예보 등 다양한 정보를 라디오에서 문자로 수신할 수 있는 문자정보 라디오(일명 「보는 라디오」)사업이 딜레마에 빠져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전자, 대우전자, 해태전자 등 주요 전자업체들은 지난해 3월 KBS가 RDS(Radio Data System) 방식으로 시험방송을 시작한 것에 발맞춰 문자정보 라디오 수신기 시제품을 속속 개발하고 시험방송에 참여하는 등 본격적인 사업준비에 나섰으나 이후 MBC가 DARC(Data Radio Channel) 방식의 새로운 서비스를 추진하면서 사업방향에 혼선을 빚고 있다.
또 최근 들어서는 국내의 디지털방송 일정이 오는 2001년으로 앞당겨지면서 아날로그 방식에 따른 문자정보 라디오의 사업성마저 불투명해져 수신기 제작업체들의 고민을 가중시키고 있다.
RDS 방식의 문자정보 라디오방송은 이미 오래 전부터 유럽과 미국 등지에서 활용되고 있으며 KBS는 이미 정보통신부로 부터 무선국 허가를 받고 있는 상태다. 반면 일본과 스웨덴이 공동으로 개발한 DARC방식은 문자정보서비스 전송속도나 부가기능 측면에서 RDS보다 한단계 진보된 기술로 각광을 받고 있다. 문제는 최근 정보통신부가 전파법 시행령을 개정하면서 신고만으로 무선국을 개설할 수 있는 범주를 확대함으로써 이 두가지 방식이 공존할 수있는 여지를 남긴 데 있다. 즉 수신기 제작업체들은 RDS방식과 DARC방식 중 하나를 선택해야하는 고민을 안게 된 것이다. 수신기 제작업체들은 또 KBS가 연내로 문자정보 라디오방송을 정식으로시작할 예정이지만 이것 역시 당분간은 전국적으로 단일화된 서비스가 아닌 지역방송국 단위로 제공되는 것이어서 소비자들의 구매욕을 자극하기 어려울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전자의 한 관계자는 『RDS기능을 카오디오에 추가할 경우 소비자들은 기존 카오디오를 장착할 때 보다 최소한 10만원∼20만원은 추가해야 하는데 이러한 부담을 안고 한 개 채널에서 제공하는 불완전한 서비스를 수용할 리가 없다』고 설명하며 『현대자동차 역시 이처럼 어정쩡한 서비스를 전제로 RDS기능이 추가된 카오디오를 장착하는데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고 덧붙엿다.
또 대우전자의 한 관계자는 『디지털방송일정이 예정보다 앞당겨짐에 따라 아날로그 방식에 기초한 문자정보 라디오사업에 대한 투자전략도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형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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