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특집] 전파음영지역 해결사 「중계기」

최근들어 무선호출 및 이동전화의 폭발적인 보급을 계기로 빌딩, 터널, 지하공간 등 전파음영지역을 해소해 주는 중계시스템이 각광받고 있다.

중계시스템은 기지국과 단말기간에 미약한 전파를 증폭해 원활한 통신이 가능토록 하는 무선설비 보조시설. 전파선계강도 감소가 심해 전파가 미치지 못하는 지하공간에서 필요한 이동통신용 장비가 중계시스템이다. 중계시스템은 크게 지상에서 전파를 송수신하는 분산안테나, 전파를 단말기로 이어주는 중계증폭기, 각 주파수대역을 묶어 주거나 필요만 주파수만을 걸러주는 공용기, 분배기 그리고 지하 등 음영지역에서 전파가 흐르는 통로인 누설동축케이블로 구성된다.

전파음영지역의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우선 지상에 설치된 기지국을 통해 전파를 수신한 후 이를 다시 케이블을 이용해 지하공간의 안테나 및 증폭기로 이어준다.이 전파는 다시 방사가 가능하도록 특수하게 만들어진 누설동축케이블,신호증폭기 등과 연결되어 지하공간에서 이동통신서비스가 가능하게 된다.

국내에서는 지난 80년대 초반 소방용 무선설비와 FM방송 수신용 중계기를 중심으로 중계기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이후 90년대 초부터 무선호출, 휴대전화의 폭발적인 보급을 계기로 중계기 시장역시 활활세에 접어들게 됐다.

지난 80년대만해도 FM/AM방송 수신이나 비상사태를 대비한 소방용 무선통신 보조설비 정도의 수요에서 최근에는 휴대전화,개인휴대통신(PCS)용 중계기 등 신규분야로 급속하게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 통신서비스 사업자가 설치한 중계기 수는 무선호출용 중계기의 경우 3백 20여개(SK텔레콤)에 이르고 있다. 나래이동통신, 서울이동통신 등 수도권사업자들도 비슷한 수치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빌딩주 등 사설업자가 설치한 무선호출용중계기 수를 합친다면 1천여개를 상회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휴대전화용 중계기도 기존 아날로그 방식뿐 아니라 코드분할다중접속(CDMA)방식 중계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시장확대를 전기를 맞이하고 있다.

특히 통신서비스가 경쟁체제로 전환되면서 서비스업체간의 통화품질 향상이 현안과제로 부상함에 따라 중게기시장이 확대일로에 있다. 빌딩 지하공간 등 전파불감지역을 얼마나 해소하느냐가 통신 서비스의 질을 재는 척도로 인식되어 서비스업체들의 과감한 투자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PCS용 중계기 분야가 새로운 유망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시설투자가 본격화되는 올해 하반기부터는 PCS 중계기 시장도 급신장할 전망이다.

중계시스템 분야는 80년대 2~3백억원 정도의 시장규모에서 90년대초 5백억원 그리고 최근에는 2천억원에 이르는 등 통신장비 분야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성장분야로 부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참여 업체수도 90년대 초반까지 10여개 업체에 불과하던 것이 최근에는 30~40개 업체로 확대되는 등 이 분야 시장에 신규 참여하는 기업이 있따르고 있다.

업계 규모도 중앙시스템, 웨이브컴, 천일알에프, 아함전자 등 중소기업에서부터 흥창물산 등 중견기업 그리고 LG전선, KNC 등 대기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특히 최근에는 진로인더스트리즈, 동양텔레콤, 일산전자, 자네트시스템 등 기존 통신장비업체 뿐 아니라 여러 분야에서 중계시스템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통신장비의 기술력과 노하우가 부족한 업체가 난립하면서 값싼 외산장비나저품질 장비 등이 시장에 유입되는 폐해도 적지 않지만 중계기 시장은 신규통신 서비스업체의 출현과 함께 호황을 맞고 있다.

이와 병행해 중계기업체들도 시장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FM방송 수신용 중계기에서 무선호출용 중계기에 이어 아날로그및 코드분할다중접속(CDMA)방식의 중계기 등으로 업계의 주력제품이 변해가고 있다. 앞으로도 이런 추세는 계속돼 올 하반기부터는 주파수 공용통신(TRS),개인휴대통신(PCS) 중계기 시장이 큰 폭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위성통신 서비스가 본격화될 경우 위성통신용 중계기 분야도 통신장비시장에도 빼 놓을 수 없는 유망시장으로 떠 오를 것으로 업계에서는 내다 보고 있다.

중계기 기술도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초기 수십개의 안테나만을 이용하는 분산 안테나 방식에서 현재의 동축케이블을 이용한 방식에 이어 조만간에는 광케이블을 이용한 방식까지선보일 전망이다. 광케이블 방식은 현재 일본의 PHS서비스에 이용되고 있는 중계방식.

특히 동축 케이블 대신 광케이블을 이용하는 방식은 대용량 고속전송과 함께 향후 여러가지 지하 무선통신 시스템의 지원도 가능해 조만간 국내에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중계기업계가 안고 있는 가장 시급한 현안은 전파법,전파통신사업법등 법규를 비롯한 제도 개선. 관련 전문가들은 비현실적인 현행 전파법으로 중계기 분야가 크게 위축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현행 전파법 및 전기통신사업법 등 관련 법령이 이동전화용 중계기를 일종의 무선국으로 규정해 정부의 무선국 허가를 받아야만 하고 분기당 3천만원의 전파사용료를 내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양방향 중계기를 일종의 기지국으로 파악해 서비스 사업자만이 설치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명문화하는데 근본적인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중계기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전파 불감지역에 대한 양질의 통신서비스를 위해서도 시급한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와 함께 무선호출의 경우에는 형식 검정만 받은 후 중계기 설치가 가능하나 이동전화의 경우에는 서비스 사업권자에 한해 설치할 수 있도록 해 형평의 원칙에도 어긋난다고 주장한다.

이에 따라 전파법에 가로막혀 이미 설치되어 있지만 작동하지 않는 아날로그용 중계기 숫자만도 5백여개에 이르고 있다고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효율적인 경제자원의 활용을 위해서도 법규 완화가 시급히 이루어져 한다고 것이 고나련 업계의 지적이다.

현재 중계기 제조업체들은 전파진흥협회 산하에 별도 이동전화 중계기 분과위원회를 구성하고 형식검정안을 마련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가 불거져 나온지 1년이 넘도록 뚜렷한 해결책 없이 업계와 정부간 평행선이 계속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미 이동전화서비스가 보편화된 상황에서 원천적으로 중계기 설치를 금하는 것은 현실을 무시한 편의주의적 행정처리』라고 지적하며 『공공서비스의 확산을 위해서도 중계기 제조업체들의 활성화를 위해서도 하루빨리 관련 법 개정이 마무리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중계기에 채용되는 핵심부품의 국산화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필요한 전파를 걸러주는 밴드패스필터,각 주파수대의 전파를 모아주는 공용기 등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핵심부품의 국산화가 발등에 떨어진 불인 셈이다. 핵심부품의 국산화없이는 외산제품과 비교해 대외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중계기 업체들도 더이상 내수시장에 안주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야 할 때이다. 30여개이상의 업체가 내수시장에서 난립하기에는 성장의 한계가 이 기 때문이다. 중계기가 정부 차원의 유망 수출품목으로 지정될 정도로 대, 내외적으로 품질과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제는 해외시장에 눈을 돌려야 할 때이다.

<강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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