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DVD특허풀제 시행... 관련업계 사업전개 뜨거운 감자

소니, 필립스, 도시바 등 DVD규격을 제정했던 10개사의 특허풀(Pool)이 와해됨으로써 전세계적인 DVD시장형성 및 이 시장에 참여하고자하는 업체들의 향후 DVD사업전략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지난 95년말 DVD규격 제정에 합의했던 10개사는 뜨거운 감자로 남아있던 특허문제와 관련, 특허료를 최소화하고 협상창구를 단일화한다는 취지아래 특허풀(Patent Pool)을 만들었다.

그러나 특허료 산정과 배분문제에 대해 참여업체간 입장이 달라 진통을 겪었으며 특히 총 2천여건에 달하는 DVD관련 특허의 40%를 차지하고 있는 소니와 필립스는 특허료를 최소화하려는 도시바 진영과 심각한 갈등을 빚어왔다. 급기야 소니와 도시바는 지난해 8월 특허풀에서 탈퇴하고 독자적인 특허협상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러한 흐름에 당황한 도시바는 작년말 소니, 필립스와 공동보조를 맞추고 특허료를 최소화하려고 했으나 결국 소니와 필립스를 설득하는데 실패했다. 최근 소니, 필립스, 파이어니어가 특허풀에서 이탈해 독자적인 특허협상방침을 선언한 것은 특허 공동전선이 완전히 와해된 것을 의미하며 특허료를 최소화하려고 했던 도시바, 마쓰시타 진영의 의지는 무산된 셈이다. 특히 레이저디스크로 유명한 파이어니어가 광학분야의 핵심기술을 밑천으로 소니, 필립스 진영에 가세함으로써 이들 3사가 보유한 DVD관련 특허는 전체의 50% 선으로 높아졌으며 이에 따라 이들업체의 특허를 의존해야 하는 DVD제조업체들의 특허료부담이 커질 것이 확실해지고 있다.

실제로 소니와 필립스가 지난해 특허풀에서 이탈할 당시 DVD장치에 대해선 2.5%, 디스크에 대해선 장당 4.5센트를 징수하겠다고 밝힌 바있으나 파이어니어가 가담한 이후 발표한 특허료는 DVD장치는 3.5%, 디스크는 장당 5센트로 상향 조정됐다.

이러한 움직임이 당초 예상보다 높은 특허료 산출로 이어질 경우 전세계적으로 DVD시장 형성에 찬물을 끼얹을 것으로 예상되며 DVD규격 제정에 참여하지 못한 국내업체들에는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이미 DVD플레이어 생산에 들어간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 현재 시제품을 개발중인 현대전자, 대우전자 등 국내 전자업체들은 DVD특허풀이 붕괴됨에 따라 일단 소니, 필립스, 파이어니어 연합과 나머지 규격제정 참여 7개사와 개별적으로 특허협상을 진행해야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핵심특허를 쥐고 있는 소니, 필립스가 이탈한 상황에서 나머지 업체들이 다시 연합전선을 구축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국내업체들은 DVD와 관련된 특허료가 최악의 경우 15% 선까지 형성될 가능성을 예상하면서도 규격참여업체들 대부분이 DVD관련 각종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실정으로 인해 특허풀 내부에서 특허료가 최소화되기를 기대했던 국내업체들의 기대는 완전히 사라져버린 셈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특허풀이 와해됐다고 해도 10%를 넘는 특허료 부담을 안고는 그 어떤 업체도 하드웨어 생산에 나서기 어렵기 때문에 자율적인 제어가 작용, DVD관련 특허료는 5∼10% 선으로 절충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규격제정 업체들간이나 일본업체들간에는 특허를 공유하는 크로스라이선스 방식을 취하거나 담합할 수있는 여지가 많은 반면 광픽업기술 일부를 제외하고는 핵심기술을 확보하지 못한 국내업체가 VCR, 캠코더 특허료보다 2∼3배 높은 부담을 갖고 주 경쟁상대인 일본업체에 대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겠는지 하는 문제가 지적되고있다. 더군다나 일본업체들은 자국에서 DVD를 생산하는 것이 채산성이 없다고 판단하면 동남아로 생산기지를 옮길 시나리오까지 이미 마련하고 있어 국내업체들의 우려를 심화시키고 있다.

국내 전자업계의 특허담당 실무자들은 『DVD특허료는 사실상 국내업체들이 CD관련기술을 확보하지 못한 데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고 설명하고 『상품화는 동시에 할 수 있지만 근본적인 기술격차는 특허료 부담으로 입증되고 있다』고 원천기술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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