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차세대 헤드 TMR

컴퓨터 기록장치인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의 용량과 가장 밀접한 관계에 있는 것은 그 핵심부품인 헤드이다.

HDD의 대용량화가 빠르게 진전되면서 헤드도 마그네틱에서 현재 주력인 자기저항(MR), 차세대 거대자기저항(GMR) 등으로 빠르게 바뀌어가는 양상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일본을 중심으로 헤드의 차차세대 유력후보로 「TMR」로 불리는 헤드가 급부상하고 있다. 이것은 기록매체에 담긴 정보를 종전보다 훨씬 높은 감도로 읽어내는 헤드로, 재생소자로 자기저항효과를 나타내는 터널접합(TMR)膜을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미 관련 연구개발이 활발히 진행돼 이르면 내년 중 시작제품이 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자기디스크의 면기록밀도는 올 들어 1평방인치당 2Gb를 넘어서 이 후 연률 60%의 비율로 상승하고 있다. 그 원동력은 물론 재생헤드의 진보다.

현재 주력은 MR헤드. 그러나 이 MR헤드는 최대 면기록밀도가 1평방인치당 3Gb(3.5인치형 자기디스크 1장으로 환산할 경우 약 5)여서 그 이상의 HDD에는 대응할 수 없다.

이 때문에 등장한 것이 GMR헤드. 그러나 면기록밀도(5Gb)와 감도에서 MR헤드를 조금 앞설 뿐이어서 HDD의 빠른 발전추세를 고려하면 MR헤드와 마찬가지로 단명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때문에 자기디스크 제조업체들은 이전부터 GMR헤드를 대체할 차차세대 주자를 물색해 왔고, 그 유력후보로 돌출한 것이 TMR막을 재생소자로 사용할 경우 감도를 MR헤드의 10배 이상, GMR헤드의 몇 배로 할 수 있는 TMR헤드이다.

MR헤드나 GMR헤드는 외부磁界를 가하면 저항이 변하는 자기저항효과를 나타내는 막을 재생소자로 사용한다. 매체에서 발생하는 자계를 저항효과로 파악해 전압변화로 출력하며, 이 때 재생출력의 크기는 막의 저항변화율에 거의 정비례하고 있다.

이에 대해 TMR헤드는 수 이하의 얇은 절연체를 2층의 자성체에 샌드위치 모양으로 끼운 구조를 한 막으로 사용한다. TMR막의 저항변화율은 이론상 50%에 달한다. 따라서 GMR막의 저항변화율이 약 7%, MR이 2%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감도가 GMR막의 약 7배, MR막의 25배나 되는 재생소자를 얻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재생소자의 감도가 2배 높으면 트랙밀도가 2배 높아지고 결과적으로 면기록밀도도 2배 높일 수 있다. 따라서 TMR헤드를 사용하면 이론상 GMR헤드의 7배에 달하는 기록밀도를 실현할 수 있게 된다.

또 TMR헤드는 제작이 용이하다는 장점도 있다. TMR막이 GMR막과 구조나 특성이 유사하기 때문에 현행 기술을 전용하면 된다. 구체적으로는 GMR막을 TMR막으로 바꿔 단자부분만을 약간 변경하면 된다.

이 TMR막은 지난 75년 처음 발견됐다. 그러나 섭씨 영하 2백60도 이하의 극저온에서만 저항변화가 관측되기 때문에 최근까지는 헤드연구자들이 주목하지 않았다.

이 상황이 바뀐 것은 지난 94년 일본 도호쿠대학 미야자키 교수팀이 실온에서 18%의 저항변화를 나타내는 TMR막의 제작에 성공하면서부터. 이어 지난해에는 미국 IBM이 실온에서 22%, 올 초에는 일본 후지쯔가 실온에서 24%의 저항변화율을 달성했다.

이에 따라 TMR막을 자기디스크용 헤드로 응용하려는 연구는 갑자기 현실감을 띠기 시작, 현재 시작제품 개발단계로 들어서고 있다. 이르면 내년 중 TMR헤드 시작제품이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 TMR막이 실용성에서 어느 정도 점수를 받게 될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TMR헤드의 실용화로 관련업체들이 나아가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신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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