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어드밴스트 마이크로 디바이시스(AMD)는 마이크로프로세서업계의 「다윗」이 될 것인가.
인텔 호환칩 생산업체로 그동안 인텔의 그늘에 가려 지내온 이 회사가 올 들어 업계의 「골리앗」인 인텔에 강력한 도전의지를 보이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AMD가 인텔 아성에의 도전의지를 불태우고 있는 것은 지난 2일, 비장의 무기인 「K6」 칩을 발표한 것이 중요한 계기가 됐다. 이 칩 발표로 AMD는 처음으로 인텔의 실질적인 경쟁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멀티미디어 지원기술을 채택한 K6는 경쟁제품이 될 인텔의 펜티엄보다 성능이 앞서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데다 가격도 훨씬 싸고 발표시기도 빨랐기 때문이다.
AMD가 지난해 K5를 발표할 때만 해도 경쟁제품인 인텔 펜티엄과의 발표시점 격차가 3년이나 나는 바람에 시장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보지 못했다. 인텔이 이미 훑고 지나간 시장에 뒤늦게 참가한 탓이엇다.
이처럼 제품발표 시기가 중요시되는 현실에서 AMD가 처음으로 인텔에 앞서 경쟁제품을 발표할 수 있었던 것은 95년 10월 인수한 넥스젠의 기술력이 큰 힘이 됐다.
AMD는 이제 K6가 가격이나 품질 모두 인텔제품에 비해 앞선다는 자신감을 판매확대로 연결할 방안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AMD는 무엇보다 그동안 인텔에 절대적으로 의존해 온 PC업계나 소비자들에게 「인텔 인사이드」가 아니라도 충분히 살 만한 가치가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다음주부터 방송을 탈 이 회사의 K6 광고도 바로 이런 판단에 따라 제작된 것. 광고의 내용은 18개의 바퀴가 달린 유조트럭이 도심을 질주하다 주차된 자동차들을 잇따라 들이받고 폭발하는 내용으로 구성, K6가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를 운용하는 최적의 엔진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다. 인텔이 최근 3년간 각종 매체를 통해 수백만달러를 뿌리면서 인텔 인사이드를 광고해 성공했듯이 AMD도 K6 발표를 계기로 광고를 통해 자사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알리겠다는 의도다.
AMD는 특히 PC업계나 소비자 모두 브랜드를 중시하면서도 인텔의 시장지배에 식상해 하는 분위기가 광고효과를 높여 시장점유율을 늘리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시장조사기관들도 지난해 1백54억달러에 달한 인텔 및 인텔 호환칩 시장에서 5%에도 미치지 못했던 AMD의 점유율이 K6 발표로 향후 2∼3년 내 15%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K6가 올해 많으면 4백만개, 내년엔 1천6백만개 팔려나갈 것이란 예상에 근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9억5천만달러였던 이 회사의 매출액도 올해 28억달러, 내년엔 44억달러까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오세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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