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 글로벌시대의 애국자

국내 부품업계 해외공장들의 「홀로서기」 성공사례가 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초기에 부품업체들은 대부분 전자 세트 대기업들을 「따라」 해외에 동반진출했다가 경기가 어려워지자 세트업체들이 「국내외 업체 가리지 않고 경쟁력 있는 업체의 제품을 구매하겠다」는 글로벌 소싱 방침을 발표하는 등 뜻하지 않았던 요구로 비상이 걸려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서도 일부 부품업체들은 2∼3년간 해외공장의 안정화단계를 거쳐 독립 거래선을 확보하는 데 주력함으로써 모기업의 손에 매달리지 않고 독자적인 걸음마에 성공하고 있으며 일부 부품업체는 기존 해외 현지법인을 거점으로 다시 다거점 글로벌화를 추진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지난 92년 삼성전자와 공동으로 멕시코에 진출한 유림전원은 일본 및 미국계 현지기업과의 새로운 관계구축에 성공, 삼성에 대한 의존도를 30%로 낮췄고 오히려 일본 소니에 대한 매출의존도가 34%로 가장 많다고 한다. 전자레인지용 고압트랜스 업체인 동양전원공업도 소재업체인 한국코아와 말레이시아에 동반진출, 가격경쟁력을 극대화함으로써 국내업체 현지공장에 대한 매출의존도를 30% 이내로 낮췄으며 대우전자와 중국 靑島에 동반진출한 오성전자산업과 말레이시아에 진출한 영림전자도 적극적인 현지업체 공략과 사업 다각화로 빠르게 정착하고 있는 케이스로 거론되고 있다.

부품업체들의 이같은 홀로서기에는 해외 동반진출한 세트업체들의 지원도 적지않은 도움이 됐다고 한다. 세트업체들로서도 부품업체들의 모기업 의존이 계속될 경우 경쟁력없는 제품도 일정물량을 구매해 줘야하는 등 부담이 되는데다 현지공장의 부품공급선 복수화 및 현지부품 조달비중 제고 필요성 등으로 정책적으로 동반진출한 부품업체들의 현지 마케팅 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비록 일부이기는 하지만 이같은 해외에서의 부품-세트업체 관계가 국내에도 그대로 이어진다면 수급기업간의 갈등 해소는 물론 부품업체들의 경쟁력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글로벌시대를 맞은 지금 「해외에 나가면 애국자가 된다」는 말도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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