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KIRAS 97``을 통해 본 국내 로봇시장

각종 산업용 로봇 및 자동화기기를 전시, 자동화에 대한 투자 및 국산화를 촉진하고 8일 폐막되는 서울국제 로봇 및 자동화기기전(KIRAS 97)을 계기로 국내 산업용 로봇 시장 현황 및 전망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산업용 로봇은 80년대 초 자동차 생산업체에서 처음 도입한 이래 전기, 전자업종의 급속한 발전 및 3D업종을 중심으로 수요가 크게 늘어난 데 힘입어 생산실적이 90년 2백90억원에서 지난해에는 1천4백80억원으로 그 규모가 5배 가량 늘었다.

우리나라 기계산업 중 로봇이 차지하는 비중은 0.1%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수요를 기준으로 할 때 95년 세계시장에서 8.4%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으며 2005년에는 생산이 8천4백5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95년을 기준으로 제조업 종사자 1만명당 로봇 보유대수는 일본 2백10대, 스웨덴 54대, 독일 52대, 한국 51대로 세계에서 네번째로 보유비율이 높다.

그러나 국내 로봇 업체들은 대부분 선진 외국업체, 특히 일본 업체와의 기술제휴 및 판매제휴로 컨트롤러와 서보모터 등 핵심부품을 수입, 국내에서 조립 생산하거나 완제품을 수입해 판매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최근 일부 업체를 중심으로 국산화 노력이 활발, 기구부는 80∼90%, 제어부는 60∼80%의 국산화율을 보이는 등 많은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고는 하지만 로봇의 핵심이랄 수 있는 설계 및 응용기술은 아직 걸음마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로봇의 국산화율이 전반적으로 낮은 것은 타 산업에 비해 연구개발비가 많이 들고 국내 시장규모가 작기 때문에 고도로 지능화된 로봇개발에 필수인 소프트웨어는 접어두고 하드웨어 개발이나 외국사와의 제휴를 통해 조립이나 판매 등 손쉬운 사업에 치우쳤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 산업용 로봇 7대 업체인 기아중공업, 두산기계, 대우중공업, 삼성전자, 삼성항공, LG산전, 현대중공업은 일본, 미국, 독일 등의 2, 3개 업체들과 동시에 기술 및 판매제휴를 맺고 비교적 손쉽게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산업용 로봇 수요도 전기, 전자, 조선, 일반기계, 통신장비 등 제조업 전 분야로 확대되고는 있지만 아직 자동차산업이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자동차산업 경기에 절대적인 영향을 받고 있는 데다 그나마 대기업을 중심으로 블록화가 심화되고 있어 중소 로봇 업체 및 계열사 수요가 거의 없는 업체는 채산성을 맞추기가 극히 어려운 형편이다.

이는 기술력 있는 중소 전문업체들의 건전한 발전을 저해하고 대다수 산업용 로봇 업체들이 기술개발에 대규모 투자를 하지 못하게 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국내 로봇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시장확대가 가장 중요하다는 결론이다.

자동화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투자는 매우 저조한 중소기업들이 자동화 투자에 나설 수 있도록 정부차원의 다양한 자금지원 정책이 나와야 하며 산업용 로봇 업체들도 새로운 수요처 개발과 특화된 제품 개발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산업용 로봇 대국이 세계 경제대국임을 감안해 볼 때 산업용 로봇은 국가 산업경쟁력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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