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게임소프트웨어업계 이색회사명 많다

게임소프트웨어 업계에는 이색 회사명을 가진 곳이 많다. 순수 우리말이나 외국어를 채택하거나 2가지 언어를 혼용한 경우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특히 사명을 작명하는 데에는 신, 구 게임업체들간의 차이가 뚜렷하다. 4,5년 전에 게임사업에 뛰어든 업체들의 사명이 주로 우리말이나 영어를 선호했던 것에 반해 2,3년 사이에 설립된 신생 게임업체들은 라틴어 등 외국어를 택하면서 번뜩이는 젊은 감각을 살리고 있다.

올초 일본 게임제작사인 앙피니사와 제휴, 관심을 끈 미리내소프트웨어(대표 정재성)는 우리말과 영어의 합성어다. 정재성 사장은 『미리내는 은하수라는 순수 우리 토박이 언어로, 다른 기업과 더불어 연구하고 노력해 꿈과 이상을 실현해 나가고자 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한다.

만화게임 「까꿍」을 히트시킨 단비시스템(대표 김성식)도 우리말과 영어의 합성어. 사명에는 「가뭄에 단비」처럼 메마른 국내 게임시장에 한줄기 단비를 뿌려주려는 뜻을 갖고 있다. 온라인 게임업체 마니텔레콤도 단군신화에서 채택한 우리말과 영어를 혼용한 이름이다.

영어를 합성한 회사명의 소프트맥스(대표 정영희)는 소프트웨어업체 중에서 최고의 자리를 차지하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름대로 이 회사는 지난해 「창세기전」과 「에임포인트」를 히트시켜 외산게임의 홍수 속에서도 국산게임의 자존심을 지켰다.

이에 대해 요즘들어 신설된 업체들은 외국에서 공부한 경험을 살려 주로 우리말보다는 영어 이외의 라틴어, 에스페란토어 등 다양한 외국어를 선호하고 있다.

미스트 형식의 3차원 어드벤처 게임인 「디토의 보물을 찾아서」를 출시한 아디우토(대표 박진홍)는 도움을 주는 사람들(helper)이라는 뜻을 갖고 있는 라틴어. 이 회사의 박진홍 사장은 미국에서 공부한 유학파로 『선진기술을 활용, 국내 게임업계에 이바지하겠다는 뜻으로 사명을 짓게 됐다』고 설명한다.

「미노어드벤쳐」로 3월의 대한민국 게임대상을 수상한 임프레소(대표 박찬익)는 생소한 에스페란토어로 영어의 「Impression」과 같은 뜻을 갖고 있다. 이 회사의 박찬익 사장은 『대학교에서 부전공으로 에스페란토어를 전공한 직원이 아이디어를 내서 작명하게 됐다』면서 『사명대로 열정을 갖고 게임을 개발한 결과, 대외적으로도 인정받아 첫 작품으로 큰 상을 받게 됐다』고 말한다.

삼성전자와 「짱구는 못말려」를 게임으로 제작하고 있는 리얼리티위버(대표 이재홍)는 현실과 뜨개질하는 사람(weaver)의 영문합성어로 가상현실을 현실세계와 똑같이 재현하고 싶은 꿈을 담고 있다.

이처럼 사명은 회사의 얼굴이기에 누구나가 부르기 쉽고 친밀감을 가질 수 있도록 작명하고 있다. 사명에 자신들의 꿈과 야망을 함축하는 의미들을 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젊은 게임업체들은 협소한 국내시장에서 탈피, 외국시장을 겨냥하고 있어 외국어를 선호하는 형편이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연간 4백∼5백억원 규모의 국내시장만을 보고 PC게임을 개발해 살아가기는 어렵다』면서 『게임을 개발할 때부터 외국시장을 겨냥하고 있기 때문에 사명을 우리말보다는 외국어로 작명, 외국인들도 손쉽게 알 수 있도록 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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