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전자상가서 MP3 불법복제 CD 대량 유통

국내외 가수들의 곡을 무단으로 복제한 CD롬이 용산전자상가 등지에서 불법으로 대량 유통되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용산전자상가등지에서 음반에 수록된 가수들의 원곡을 MP3로 파일로 압축, 변환한 후 이를 다시 CD롬에 옮겨 상가를 찾은 고객들에게 장당 2만∼2만5천원씩에 거래되고 있다.

MP3 파일은 확장자가 mp3인 파일로 오디오 데이터 처리를 위한 국제규격 중 하나로 일반 음악 CD에 수록된 원곡을 MP3 방식으로 변환할 경우 12분의 1 정도로 압축시켜 용량을 최소화할 수 있으면서도 음질은 일반 음악CD 음질과 별차이가 없어 그동안 컴퓨터 마니아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어왔다.

일반적으로 음악CD 한장엔 10∼12곡이 수록되지만 이를 MP3로 압축 변환할 경우 1백20~1백50곡 정도를 CD 한장에 옮겨 담을 수 있다.

CD 레코더를 보유하고 있는 상가의 일부 상인들은 이러한 점을 악용, 이들 제품을 대량으로 복제한 후 단속의 눈을 피해 불법으로 거래하고 있다.

특히 이 파일은 천리안, 하이텔, 나우누리, 유니텔 등 국내 PC통신 서비스 공개자료실 및 관련 동호회를 통해 적게는 수백곡에서 많게는 천여곡씩 복제됐다.

게다가 초보자들도 PC통신 자료실에 올라 있는 「CD2MP3」 등의 프로그램을 이용, 간단한 변환과정을 거치면 별도의 장비 없이도 원곡을 MP3 파일로 쉽게 변환할 수 있기 때문에 하루에도 수십곡씩 자료실에 신규 등록되는 등 PC통신 이용자들 사이에서 빠른 속도로 확산돼 왔다.

이처럼 MP3 파일이 빠른 속도로 보급되자 최근 프로그램보호단체들을 중심으로 저작권 침해 문제가 강력히 제기됐고 그동안 MP3 파일을 대량으로 제공하던 PC통신사들은 지난 27일을 기해 자료실에 올라 있는 모든 MP3 파일을 삭제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MP3 파일은 현재 해외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서도 제공되고 있는데 국내 PC통신사들이 법저촉 여부를 따지기도 전해 자료를 삭제한 것은 과잉반응으로 여겨진다』며 『일부 상인들이 비양심적인 판매행위가 이 같은 결과를 초래한 것 같다』고 말했다.

<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