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들어 벤처기업을 비롯한 중소업체들이 금융권을 보는 눈초리가 곱지 않다. 한보, 삼미를 비롯해 메머드급 사고를 겪은 금융권이 최근 검찰수사가 강화되면서 한껏 몸을 움츠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의 타이트한 여신관리가 부담을 넘어서 가뜩이나 자금사정이 어려운 중소기업의 존폐를 위협하는 경우를 숱하게 보아온 업체들이 이를 곱게 볼리가 만무하다.
정치인들과 금융권이 합작으로 벌여놓은 대형사고가 터질 때마다 결국 피해는 담보력이 약한 중소기업, 특히 벤처기업들에게 돌아갔고 이번도 예외는 아니리라는 생각에 정부당국과 금융권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올 들어서는 월급날이 다가오면 잠이 오지 않는다』는 한 정보통신 관련 벤처기업 사장의 푸념은 그렇지 않아도 벤처기업이 커 나갈 수 있는 토양이 척박하기 그지없는 우리 형편에 대형 경제사고들이 줄이어 터지고, 최근에는 일부 대형 금융기관의 위기설까지 나도는 작금의 상황에서 벤처기업 등 중소업체 사장들의 공감을 사기에 충분할 것 같다.
지난 27일 경기도의 한 아파트형공장에서 열린 벤처기업 대표들과 통산부 장관과의 간담회에서도 정부가 실질적으로 벤처기업을 육성할 수 있는 토양마련에 앞장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강도 높게 나왔다는 후문이다.
정부도 이에 화답해 벤처기업 등록제를 도입해 각종 지원정책의 혜택을 부여하고, 중소업체들의 자금난을 덜기 위해 중기 출자금이나 벤처자본에 대해 세무조사를 하지 않겠다는 둥 갖가지 육성대책을 연일 발표하고 있다.
경제부처들뿐만이 아니다. 정치권에서도 여야가 각각 나름대로 벤처기업 등 중소기업의 자금지원을 강화하고 경제살리기에 주력하자는 취지의 발표를 잇따라 내놓고 있어 일견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모두가 공감하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
일부 의원들의 국민정서를 아랑곳하지 않는 해외 골프나들이와 계속 불거지는 각종 비리성 금융사고의 전모들이 이같은 의욕들의 실현성에 대해 회의를 품게 만드는 측면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정말 이번 만큼은 「경제의 싹」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줄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기를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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