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우수 대학硏 지원사업과 경쟁원리

대학 우수연구센터 지원사업에 경쟁원리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어 눈길을 끌고 있다. 우수연구센터 지원사업에서의 경쟁체제 도입은 지금까지의 연구지원사업의 근본적인 방향전환이라는 측면에서 과학기술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국과학재단이 학계에 용역의뢰하여 작성된 조사보고서는 현재 우수연구센터 운영방법이 극히 형식적인 평가에 기준을 두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앞으로 연구환경의 선진화를 위해서는 경쟁체제 도입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이 보고서는 센터의 구성요건이나 재정지원규모, 평가기준, 존속기한 등의 획일화로 연구비를 지원받기 위해 형식적인 이합집산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고 연구비를 지속적으로 지원받기 위해 가시적인 연구성과를 내기에 급급해 하는 등 여러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금까지 우수연구센터로 지정된 38개 연구센터 중 연구성과 부진 등의 이유로 연구비 지원이 중단된 사례가 한건도 없다는 사실과 따라서 현재 대학가에서는 우수연구센터로 한번 지정받으면 연구성과에 큰 구애를 받지 않고도 최장 9년까지 연구비를 지원받을 수 있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보고서는 또한 대학이 제출한 사업계획서를 평가해 그 가운데에서 우수한 집단을 일괄적으로 우수연구센터로 선정하는 현행 방법이 산업계가 필요로 하는 기초기술분야를 중점 연구하는 공학연구센터(ERC) 선정방법으로 는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같은 조사보고서는 현행 제도의 맹점을 지적하고 근본적인 개선책을 제시했다는 면에서 매우 신선하다고 평하기에 족하다. 우수연구센터 지원사업에 경쟁체제를 도입하면 지원사업을 효율적이면서도 융통성있게 운영할 수 있고 우수연구집단간은 물론 참여 연구원간 경쟁을 유발시켜 연구생산성을 높이는 등 여러가지 이점도 예견할 수 있다.

우수연구센터 지원사업 목적은 대학내 우수 연구인력을 체계화하여 우리나라 기초연구 발전과 대학의 연구활동을 활성화하기 위한 것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과학기술의 기초연구는 새로운 현상을 발견, 독창적 신기술의 창출을 가져오는 것으로 연구자의 자유로운 발상과 연구의욕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기초연구는 최근 선진국이 이전을 기피하고 있는 첨단기술에 접근할 수 있는 원천이 될 수 있고 연구과정이나 결과의 활용을 통한 연구인력 양성 및 창의적 지식을 축적할 수도 있다. 이같은 측면에서 올해로 시행 7년이 되는 우수연구센터 지원사업은 목적 그대로 국내 우수한 인력을 대거 발굴, 이들에게 적절한 기초연구 환경을 제공해 1만4천여건의 논문을 국내외에 발표하고 8백건에 달하는 특허를 획득하는 등 기초연구의 산실로 자리잡았다.

7년 동안 현재의 제도에 대한 개선 논의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기존 지원방식을 고수한 것은 주관기관인 과학재단의 개혁의지가 약해서가 아니라 변혁으로 예상되는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그만큼 컸기 때문일 것이다. 장기성을 요하는 기초연구의 특성을 고려할 때 연구성과를 전제로 한 경쟁원리 도입으로 기본지원 틀을 변화시킬 경우 창의성 있는 연구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중간평가시 성과가 없을 경우 지원을 중단하거나 축소하면 그간의 연구가 수포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기초연구의 결과가 우수하고 참신하더라도 연구결과가 다른 사람에 의해 도출되고 먼저 학술지에 발표되면 그 모든 영광과 기득권을 빼앗겨버린다. 그래서 같은 분야의 연구자들간에도 연구결실을 얻기 위해 분초를 다투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우수연구센터 지원사업에 경쟁원리 도입은 바람직한 제안이기는 하나 그 시행에 앞서 신중한 연구, 검토와 폭넓은 대책이 필요하다.

우수연구센터 지원사업에 경쟁원리를 도입하더라도 지원금의 축소 또는 중단보다는 각 센터의 기능 및 역할을 활성화시키는 긍정적인 면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전제 등이다. 센터의 연구활동 성과를 평가하는 방법도 「학술지 게재 논문 수」에 중점을 둘 것이 아니라 논문의 질과 파급효과를 평가하는 방법도 중요한 개선요건으로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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