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애니메이션전시회 봇물... 업계 혼란 초래

국내 애니메이션업계가 최근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다양한 행사를 마련하고 있으나 같은 시기와 비슷한 내용의 애니메이션 전시회가 한꺼번에 열릴 예정이어서 관련업계의 혼란을 초래하는 것은 물론 졸속행사로 인한 질저하 등이 우려되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MBC가 오는 7월 25일부터 8월 3일까지 올림픽공원에서 「애니엑스포」를 개최하는 것을 비롯해 지난해까지 문화체육부 주최로 열렸던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SICAF)」이 민간 4단체 주관으로 오는 8월 13일부터 21일까지 KOEX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또한 이와 비슷한 시기에 춘천시가 애니타운을 조성하면서 「춘천애니메이션」을 개최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들 전시회는 애니메이션과 캐릭터, 애니메이션 제작기기, 소프트웨어, 게임기 등 관련제품 전시와 함께 캐릭터견본시, 주문자생산(OEM) 견본시 개최 등 거의 동일한 내용으로 열릴 예정이며 행사기간이 얼마 남지 않는 상황에서 일부 전시회의 경우 조직위원회마저 구성되지 않거나 일정과 장소 이외에 다른 준비사항이 극히 부진한 상황이다.

이처럼 엇비슷한 내용과 준비 미비로 말미암아 국내 역량이 분산되면서 아직까지 어느 전시회도 국제적인 공인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졸속 운영으로 인해 전시회 수준이 크게 떨어질 뿐만 아니라 적자운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이같은 행사를 주관하는 단체나 업체들이 서로 해외 유력 애니메이션업체들을 유치하기 위해 나서는 탓에 국내 업계의 치부만을 드러내고 있다. 일부 해외 업체들은 『3개 전시회 중 한 군데밖에 참가할 수 없다』며 행사참가 여부를 국내 업체들에게 문의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와 관련, 애니메이션업계의 한 관계자는 『우리나가 세계 3위의 만화영화 생산국이지만 대부분 일본과 미국업체들의 하청으로 제작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내놓을 만한 소프트웨어가 별로 없다』면서 『속빈강정꼴로 전시회를 경쟁적으로 개최하기보다는 하나로 통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만화왕국인 일본만해도 현재 국제적으로 공인받은 「히로시마 애니메이션전시회」를 격년제로 개최하고 있다.

<원철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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