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명왕 토머스 에디슨이 1876년 전구실험을 위해 세운 에디슨전기가 모태가 된 제너럴 일렉트릭(GE)그룹은 1896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경기지표인 미국 다우존스 공업주 평균 주가지수 출범 당시 미국의 대표적 우량주식으로 상장된 12개 기업 가운데 현재 유일하게 생존하고 있는 기업이다. 단순히 생존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1백20년 역사 중 단 한번도 적자를 낸 적이 없는 세계 초우량 기업의 자리를 굳건히 유지해 오고 있다.
GE는 미국 기업 중 세계화에 가장 앞선 기업으로 인식되고 있다. 현재 세계 1백개 이상의 국가에서 사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미국 이외에 세계 3백50곳에서 생산시설을 운영중이다. 그 결과 GE의 총매출액 중 약 50%는 미국 외의 세계시장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GE는 변신의 타이밍을 절묘하게 잡아 성공한 모델 케이스로 손꼽힌다. 특히 잭 웰치라는 걸출한 전문 경영인을 제외하고는 80년대 이후의 GE그룹을 논할 수 없다. 40대의 잭 웰치가 회장에 전격 취임한 것은 지난 81년. 당시 GE의 종업원은 40여만명, 사업부문은 1백50개에 달했다. 외형이 커지다보니 방만한 공무원 관료조직처럼 변모해 갔으며 매출과 순이익 증가율도 눈에 띄게 떨어져 이대로 가다가는 회생불능의 내리막길을 걸을지도 모른다는 존스 전임 회장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웰치는 취임 3년만에 GE 총자산의 20%에 해당하는 1백17개 사업부문을 매각 처분했다. 그 결과 40만명이었던 직원이 27만명으로 줄었다. 웰치는 GE의 상징이었던 가전부문까지 내놨다. 아무리 이익을 창출하더라도 1등이나 2등이 아닌 업종은 과감히 팔았다. 웰치의 경영전략은 「1위 또는 2위」라는 구호로 압축되는데 이는 강한 자만 살아남는다는 적자생존의 원칙이 기업에도 철저히 적용된다는 기본인식에 바탕을 두고 있다.
GE는 가전, 조명기기, 발전 및 산업용 설비, 모터, 기관차, 송배전 및 제어기기, 전자의료기기, 항공기용 엔진사업 등 12개 사업집단으로 구성된 복합기업으로 단순 다변화한 사업집합체가 아니라 「통합된 다양성(Integrated Diversity)」을 추구하고 있다. 예를 들어 독립된 회사와도 같은 여러 제조업종을 계열화시켜 각 부문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함으로써 사업분야의 다양성이 총체적 안정성을 가져오며 사업부간의 유기적 통합성이 경쟁력과 성장을 촉진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GE는 근시안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장기적 비전에서 비록 현재의 기술수준이나 자원으로는 개발이 불가능한 제품일지라도 미래의 특정시점에 기술력 및 자원조달력의 확보가 가능하다고 전제하고 제품개발을 시도하는 신제품 개발기법(MGPD)을 적용, 세계 1, 2위 전략을 뒷받침하고 있다. MGPD는 제품개발에 소요되는 기간을 세부단계로 구분해 단계별로 시장변화에 더욱 탄력적으로 대응함으로써 고객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는 접근방식이다.
또 웰치는 이같은 조직 및 기술적 측면 외에도 창업이래 지금까지 변하지 않은 「기업이란 모든 소비자와 고객을 정점으로 이루어지며 소비자와 고객에게 모든 초점을 맞추어야만 기업이 제 기능을 발휘한다」는 GE의 기업이념에 따라 기업문화를 창출하는 데도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워크아웃(Work Out)과 6 시그마 퀄리티(6 Sigma Quality) 운동이다.
워크아웃은 비관료적인 열린 기업문화를 구축하기 위해 모든 절차와 방법을 단순(Simplicity)화시키고 신속성(Speed)과 자신감(Self-Confidence)을 추구하는 것으로 타운미팅(Town Meeting)의 방법을 이용, 관리자가 아닌 실무자들 스스로가 토론을 통해 작업 및 생산을 더욱 잘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다.
지난해 도입한 6 시그마 퀄리티는 통계학상 표준편차가 1백만분의 3.4, 즉 제품 1백만개를 만들면 불량품을 3, 4개 이내로 줄이자는 것으로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최정상의 완벽한 품질수준을 의미한다. 현재 제품의 결함률이 3.5%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이 운동이 정착되는 오는 2000년 이후에는 제품의 개발, 생산, 판매 등 회사 전체의 체제를 혁신, 연간 1백억 달러 이상의 비용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이 회사는 전망하고 있다.
한편 GE는 한국에서 삼성과의 합작사인 삼성GE의료기기를 설립, 전산화 단층촬영장치(CT), 초음파 영상진단기 등 전자의료기기를 생산하고 아시아지역 생산기지로서 활용하는 등 5개의 핵심 사업부문에서 합작투자 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며 조명기기 등 2개 사업부문에서는 직접투자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GE는 한국 현지법인인 GE코리아(대표 강석진)를 통해 발전설비부문의 경우 약 20년 가까이 한국중공업과 증기터빈 기술이전 및 공동생산을 추진해 온 결과 국산화율이 70∼80%를 넘어섰으며 항공기 엔진의 경우 삼성항공, 대한항공 등과 다양한 항공기 엔진의 공동생산 및 기술이전을 진행하고 있는 등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미 연간 약 4억달러 이상의 한국산 전자, 전기, 정밀기계 제품들이 GE의 글로벌 판매망에 의해 수출되고 있으며 그 규모는 계속 커지고 있는 추세여서 토착화한 다국적 기업의 면모까지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효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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