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 80년대에 이르는 우리나라 전자산업 최대 중흥기에 중추적 역할을 맡았던 서울 구로동 수출산업공단내 중견 전자부품 업체들이 최근 전자산업의 구조조정과 불황을 맞아 속속 구로공단을 빠져나가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80년대 말까지만 해도 구로공단이 첨단 국내 전자산업의 산실로 자리매김하는 데 일익을 담당했던 중견 부품업체들이 잇따라 「脫구로공단」을 추진하는 대신 섬유, 인쇄, 출판업종이 대거 포진, 구로공단의 색깔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최근의 경기불황과 대기업에 의한 적대적 인수합병(M&A)이 성행함에 따라 공장매각을 통한 여유자금 확보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데다 인력수급, 물류비, 관리비용 등 여러 면에서 구로공단의 입지조건이 최근 들어 크게 악화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90년대 초반 중원전자, 백산전자, 영태전자 등 중견 오디오 업체들의 잇따른 도산으로 불기 시작한 부품업체들의 구로공단 이탈바람은 95년부터 본격화돼 이미 한국마벨, 태봉전자 등 상당수 중견 부품업체가 공장을 매각하거나 지방으로 이전, 일부 시설만을 사무실 용도로 부분 이용하고 있다.
최근에도 중견 전자 및 자동차부품 업체인 대성전기가 1공단 소재의 공장을 의류업체인 H社에 매각, 반월공단으로 이전했는가 하면 유유는 김포에 대규모 공장을 설립, 릴레이, 소형모터, 아모퍼스 재료라인을 이전하고 기존 공장은 세라믹부품 관련 파일럿라인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또 마그네틱헤드 업체인 갑을전자는 김포에 공장을 신축, 헤드 조립라인을 대거 이전하고 구로공장은 영업, 관리 등 일부 사무실과 정보통신기기 사업위주로 재편했으며, 3공단 소재 필름콘덴서 업체인 한국트라콘은 생산라인을 지난해 말 중국 청도로 모두 이전했다.
<이중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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