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안정 찾은 컴유통시장 (3)

컴퓨터유통업체들은 최근 중견 업체들의 부도사태이후 올해 초까지 신규사업 진출과 거래물량 대형화를 통해 「몸집 부풀리기」 경쟁을 치열하게 전개해 왔던 것과는 달리 지난달부터 「체중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우선 올해 매출액을 당초 계획보다 평균 30%씩 줄여 잡고 있으며 몸집 부풀리기의 하나로 기획한 광고판촉 전략도 소규모 투자전략으로 궤도를 수정하고 있다.

한때 업체당 매 분기별로 수십개씩 늘리던 유통점도 이제는 분기별로 수개씩으로 줄이고 지난해이후 유통망 확충의 열기가 점차 식어가고 있다. 컴퓨터유통 업체들의 사업축소가 전 업계에 불어닥치고 있다. 그야말로 허장성세를 구가해 오던 컴퓨터유통시장의 거품이 걷히고 시작했다.

국내 컴퓨터유통업계의 풍운아로 꼽히던 세진컴퓨터랜드의 예를 보자. 이 회사는 중견 컴퓨터유통업체들의 부도도미노 직후 이군희 신임사장이 취임하면서 전임 한상수 사장의 무한대 성장전략에 일대 수정이 가해졌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한 통신판매업인 「세진홈마트」 사업을 중단하고 「세진택배」, 24시간 편의점인 「세진 24시」사업등 전임 한상수 사장이 적극적으로 추진하던 신규사업도 포기한다고 밝힌 것이다.

신임 이사장은 이어 전임 한사장이 올해초 1조3천억원의 매출액을 올릴 것이라고 밝힌 것과 관련, 현실성이 결여된 매출 목표라고 인정하고 올해 매출액은 1조원에 조금 못미치는 규모라고 말했다.

새로운 경영진을 맞이한 세진컴퓨터랜드는 전문양판점 사업을 주도한다는 전략아래 기존 신규사업분야를 대규모로 축소 조정하고 있다. 또 전국 직영점도 올해 9개만을 늘려 매년 30여개씩 늘려왔던 것과 달리 유통망 개설에 큰 비중을 두지 않기로 했다.

대구 경북을 기반으로 올해초 방배점, 목동점, 잠실점을 동시에 개설하면서 서울에 입성한 나진컴퓨터랜드는 상반기중에 수도권 지역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유통망 확충 계획을 발표했으나 부도도미노 이후 점포 개설계획을 축소 조정했다.

나진컴퓨터랜드는 당초 3월말까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에 10여개의 직영 매장을 추가로 개설하기로 했으나 당초 계획보다 8개 점포를 줄인 수유리와 일산점 2개 매장을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해태I&C도 지난해말 1월부터 대대적인 컴퓨터 유통사업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부도도미노가 발생하면서 당초 계획을 2월이후로 미루다가 이달 7일에 이르러서야 체인점 형태의 대리점모집 설명회를 개최했다.

용산의 주변기기 유통업체의 P사장은 『최근 부도여파 이후 자금사정이 여의치 않아지면서 유통업체들이 사업확대를 자제하고 있다』며 『당분간 업체별로 매출액 규모가 크게 줄어들 것이지만 장기적으로 적정 이윤을 확보할 수 있고 시장안정을 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다른 유통관계자는 『최근 유통업체들의 사업축소는 업체들간의 과열경쟁으로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던 컴퓨터유통시장에서 연쇄부도로 거품이 일시에 제거되고 동시에 전체 유통시장규모와 업체들의 사업규모가 재 조정되면서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주장했다.

<신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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