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맨홀 (126)

초인도 역시 일을 한다.

초인에게 있어서 일은 오락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초인은 그 오락이 자신을 피로하게 하지 않도록 조심한다.

그들중 어느 누구도 더 이상 부자가 되거나 가난해지기를 원하지 않는다. 부유도 가난도 그들에게는 번거로운 짐이기 때문이다.

그러고도 지배하기를 원하는 자가 있을 것인가.

그러고도 복종하려는 자가 있을 것인가.

그들에게는 지배하는 것도 복종하는 것도 모두 번거로운 것이다.

사내는 고개를 들었다.

하늘을 보았다. 머리 위에서 날카로운 새 울음소리가 들려오는 듯했기 때문이었다.

독수리, 불꽃을 타고 오른 수많은 독수리들이 검은 하늘에 커다란 원을 그리며 날고 있었다. 검은 날개를 퍼덕이며 하늘과 땅을 잇는 불 위로 날고 있었다.

뱀이었다. 사내는 독수리에 매달려 있는 뱀을 보았다. 그 뱀은 조로아스터의 지팡이를 휘감고 있던 뱀이었다. 불의 성전에서 처참하게 살해된 조로아스터가 쓰러지는 순간 지팡이에서 기어나온 뱀이었다. 조로아스터에게 지혜를 주던 뱀.

먹이가 아니었다. 친구였다. 긍지와 지혜는 친구.

그 뱀은 독수리의 목을 휘감고 있었다.

-조로아스터는 이렇게 말했다.

저 짐승들은 나의 친구들이다! 태양 아래 가장 긍지 있는 동물과 태양 아래 가장 영리한 동물들, 저들은 나를 살피러 나온 것이다.

저들은 내가 아직도 살아 있는지를 알고 싶은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진실로 살아 있는가? 짐승들 사이에 있는 것보다 인간들 속에 있는 것이 더 위험하다는 사실을 나는 깨달았다. 조로아스터는 위험한 길을 걷고 있다. 나의 짐승들이여, 나를 이끌어다오! 내가 좀더 현명하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의 친구인 뱀처럼 현명하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므로 나는 나의 자랑이 나의 현명함과 함께 언제나 남아 있기를 원할 뿐이다.

그리하여 언젠가 나의 현명함이 내게서 떠난다면 아, 현명함은 날아가기를 좋아하는 것이다! 그때는 나의 자랑 역시 나의 어리석음과 함께 사라져버리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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