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통신상의 음란성 유해문제가 새롭게 제기되고 있다. 최근 한 TV프로그램에서 PC통신의 유해문제를 다루면서 마치 PC통신이 음란대화나 음란물의 온상인 양 보도한 것과 관련, 이 분야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 높게 일고 있는 것이다.
「사이버 포르노」라는 제목의 이 프로그램이 방영된 이후 네티즌들을 중심으로 거센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 항의의 요지는 PC통신의 활성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일부분의 역기능을 전체인 양 보도함으로써 PC통신 자체를 부정적으로 매도했다는 것이다.
정보사회로의 이행단계에서 정보전달은 필수적이며 PC통신이 일반적인 정보전달 수단으로 자리잡았다는 데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산업사회에서 정보사회로 옮겨가는 과정에서는 평가기준이나 시각의 근본적인 전환이 불가피하며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부담도 부수적으로 발생하게 마련이다.
이와 같은 환경의 변화에서 정보윤리 개념이 대두되고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올바른 윤리개념 확립에 언론매체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새로운 정보체제의 확산기를 맞아 불건전 정보에 관한 논의가 불가피하며 「정보상품」의 윤리논의가 품질논의에 앞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특히 매스미디어시대를 맞아 정보의 유포대상이 광범위하며 속도 또한 빠르다는 점을 감안할 때 새로운 「정보상품」에 대한 윤리논의는 강조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지나치게 윤리만을 강조할 경우 정보화는 뒷걸음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PC통신 역시 정보사회로의 이전에서 나타나는 하나의 새로운 「정보상품」임에 틀림없다. 이에 따라 윤리성의 논의는 반드시 거쳐야 하며 TV방송에서 다루어진 것도 이해할 만하다. 네티즌들을 중심으로 일고 있는 항의도 유해여부를 다루었다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는 않다.
문제는 역기능과 순기능의 올바른 비교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데 있다. 지난해 초 독일에서 한 검사가 세계적인 PC통신망의 하나인 컴퓨서브에서 제공하고 있는 유주네트 뉴스그룹 중 일부 외설적인 뉴스그룹이 「바바리아법」을 위반했다는 문제제기를 하는 사건이 있었다. 이에 따라 컴퓨서브는 20여개의 뉴스그룹에 대한 네티즌의 접근을 차단시키는 조치를 취했으며 1백40여개국 4백여만명의 사용자들이 이 서브에 접근을 못하는 결과를 빚었다.
이후 사용자들의 항의가 잇따랐으며 결국 검사가 문제제기를 철회하는 한편 인터넷을 통해 공개적인 사과 메시지를 띠우는 선에서 해결됐다.
물론 역기능과 순기능을 근본적으로 다룬 경우는 아니지만 음란여부를 다루었다는 점에서 이번 국내 TV방송국의 PC통신 관련 프로그램 방영과 유사하다.
독일의 이 검사는 부분적인 역기능을 지나치게 강조, PC통신의 가장 기본적인 기능인 정보제공을 막았다는 점에서 항의를 받았으며 이 부분이 잘못됐음을 알고 문제제기를 철회했음은 물론이다.
PC통신뿐 아니라 정보화로 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정보상품」에는 분명히 순기능과 역기능이라는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PC통신의 경우 역기능은 음란물 유포와 중독증으로 대변될 수 있으며 순기능으로는 정보화의 가장 큰 역할인 정보제공을 들 수 있을 것이다.
비디오도 음란이라는 역기능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사하다. 비디오가 처음 개발됐을 당시 단시간내에 알리기 위해 성인용의 포르노물을 우선적으로 상품화했으며 여성단체를 중심으로 불매운동을 전개하는 등 대대적인 반발을 샀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는 그 누구도 비디오가 안고 있는 음란 유포라는 역기능을 문제삼지 않는다.
정보화가 진전될수록 PC통신의 음란성 유해와 비슷한 문제제기는 더욱 거세질 것임에 틀림없다. 이 경우 근본을 간과한 논의가 이루어져서는 안된다. 역기능을 순기능으로 전환할 수 있는 방법모색에 눈을 돌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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