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최근 재계에서는 통신서비스 분야의 마지막 이권사업으로 일컬어지는 시내전화 제2사업권을 둘러싸고 뜨거운 경쟁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개인휴대통신 사업권 경쟁에 참여했다가 탈락했던 삼성, 대우, 현대, 금호, 효성 등 5개 재벌그룹이 시내전화 컨소시엄에서의 주도권 확보를 위해 정례협의기구를 구성할 정도로 업계의 움직임이 하루하루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특히 재계의 이러한 움직임은 사업권 허가권자인 정부가 데이콤 주도의 그랜드컨소시엄에 시내전화 사업권을 허가하겠다는 방침을 굳힌 상황에서 돌출한 것이라는 점에서 통신사업에 대한 업계의 집착을 엿볼 수 있다.
지난 92년 이동전화 및 무선호출 제2사업자를 허가할 때부터 올해 시내전화 사업권 경쟁에 이르기까지 신규 통신사업자를 선정할 때마다 재계가 온통 들썩거리는 모습을 되풀이하는 것은 통신사업이 그만큼 미래 유망산업의 필요충분조건을 완벽하게 갖추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이번에 허가되는 시내전화 사업권은 실질적으로 정부가 허가하는 마지막 대형 사업권이라는 점이 재계의 조바심을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통신사업=이권」이라는 재계의 인식이 결코 정확한 것만은 아니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통신사업이 곧 돈으로 직결된다는 등식 역시 독점시대에서나 통하는 논리일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그동안의 통신사업이 그랬던 것처럼 사업권만 확보하면 정부가 알아서 「먹을 떡」까지 챙겨주는 상황을 기대하기는 더욱 어려운 형편이다.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들도 예전처럼 통신서비스 요금 고지서를 토지세나 재산세와 같은 선택의 여지가 없는 준조세로 생각하지 않는다. 생활 속에서 늘상 접하는 제품이나 용역중의 하나일 뿐이다. 자기에게 유리한 서비스를 골라서 사용하는 지혜를 이미 터득하고 있는 것이다.
같을 길을 걷고 있는 동지라 할 수 있는 통신사업자들끼리의 관계도 점점 냉엄해지고 있다. 겉으로는 경쟁의 껍데기를 쓰고 있으면서 내부적으로는 상부상조의 끈을 놓지 않아왔던 통신사업자간의 은근한 패밀리 의식은 완전경쟁시대에서는 더 이상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은 이미 기존 통신사업자들사이에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앞으로의 통신사업이 가시밭길일 것이라는 전망은 이미 제한적 경쟁인 복점 상황에서도 여러 가지 형태로 증명됐던 것이다.
지난해 단 2개의 사업자가 경쟁을 시작한 이동전화 서비스의 경우, 소위 경쟁 확대에 필수적으로 수반되는 가격 경쟁이 예상을 뒤엎을 정도로 파괴적으로 일어났다.
개인휴대통신서비스의 최대 경쟁 사업이라고 할 수 있는 셀룰러 이동전화 분야에서 진행되는 가격 파괴 현상은 올해 말부터 서비스를 시작할 3개 PCS사업자들을 초긴장 상태로 몰아넣기 충분한 수준이다.
경쟁도입에 따른 서비스 종류의 다양화는 시장 구조 자체를 흔들어 놓을 가능성까지 보이고 있다. 이른바 서비스간의 틈새를 겨냥하는 통신서비스의 등장은 사업자들로 하여금 새로운 마케팅 정책을 강요하고 있다. 유선통신사업자들은 경쟁사업자들은 물론이고 지금까지 경쟁 대상이 아니었던 무선통신사업자들의 가격정책까지 신경써야하는 상황이 벌써부터 나타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통신사업의 무한 경쟁체제의 돌입은 기존의 통신사업자들과 신규사업자들 모두에게 기회와 위기라는 이율배반적인 과제를 동시에 던져주고 있는 것이다.
<최승철 기자>
많이 본 뉴스
-
1
“저녁 대신 먹으면 살 쭉쭉 빠진다”···장 건강·면역력까지 잡는 '이것' 정체는?
-
2
“라면 먹을떄 '이것' 같이 먹지 마세요”…혈관·뼈 동시에 망가뜨려
-
3
의사가 극찬한 '천연 위고비'…“계란 먹고 살찌는 건 불가능”
-
4
배달 3사, 이번엔 '시간제한 할인' 경쟁…신규 주문 전환율 높인다
-
5
현대차, '더 뉴 그랜저' 디자인 공개…“新기술 집약”
-
6
'HMM 부산 이전' 李대통령 “약속하면 지킨다…이재명은 했다”
-
7
中 BYD, 국내에 첫 하이브리드차 출시…전기차 이어 포트폴리오 다각화
-
8
삼성바이오 전면파업 이틀째…5일까지 총파업 강행
-
9
국내 최초 휴머노이드 로봇 쇼룸 문 연다…로봇이 춤추고 커피도 내려
-
10
우리은행, 계정계 '리눅스 전환' 착수…코어 전산 구조 바꾼다
브랜드 뉴스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