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맨홀 (123)

『알겠습니다. 박사님, 그런데 왜 위성의 방향을 변동시켰을까요?』

『그것도 더 파악해 보아야 할 것 같아요. 중요한 것은 동경 136도라는 것에 있어요.』

『동경 136도요?』

『그래요. 동경 136도 방향에서 안테나로 수신된 데이터요. 동경 136도에 어느 위성이 있었는지 알아보아야겠어요.』

『박사님, 동경 136도에는 위성이 없는 걸로 알고있는데요?』

『상용으로 쓰고 있는 위성은 없는 것으로 되어 있지만, 부관제소에서 수신된 데이터가 동경 136도에서 수신된 것이라면 그때 그곳에 어떤 위성이든 있어야 해요.』

『박사님, 동경 136도는 일본이 미리 확보해 놓은 영역 아닙니까?』

『1호 위성과 2호 위성의 위성망 조정 때에도 문제가 되었던 영역이었어요. 일본이 끝까지 고수한 영역이었습니다. 데이터를 분석할 테니, 이 과장께서는 패스워드 변경시키고 위성 계속 조정하세요. 데이터가 분석되면 위성의 자세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알겠습니다.』

은옥은 계속 데이터를 분석해 내려갔다.

16진수의 데이터.

모멘트 휠. 그랬다. 모멘트 휠이었다. 위성체의 자세를 순식간에 변경시킬 수 있는 모멘트 휠의 동작 명령이었다.

은옥의 손이 순간적으로 떨렸다. 이 데이터만 분석이 잘되면 현재 위성의 자세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아. 하지만 더 이상 분석이 곤란했다.

중간 부분부터 데이터는 분석할 수 없는 상태로 되어 있었다. 정상적으로 수신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수신되는 순간 위성체가 변해 안테나 수신 각도에서 벗어나 버린 듯했다.

아쉬웠다.

조금만 더 데이터가 정상적으로 수신되었어도 위성의 정확한 자세를 파악할 수 있을 텐데.

결국 위성을 조정하기 위한 자료는 처음과 같이 아무런 자료도 확보할 수 없는 것이다. 모멘트 휠이 구동된 것은 확인할 수 있었지만 얼마나 구동되었는지, 그 이후에 어떤 작업이 수행되었는지 알 수 없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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