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용 비디오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대형 전문유통사의 설립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최근 관련업계를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부터 교육물과 애니메이션을 포함한 판매용 비디오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반면에 높은 마진, 복잡한 유통단계 등 유통망의 낙후로 말미암아 당초 예상보다 시장 규모가 확대되지 않은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비디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판매용 비디오사업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코스트 감소가 불가피하나 60∼70%의 높은 유통마진으로 인해 발이 묶여 있다는 실정』이라며 『거미줄처럼 복잡한 유통과정을 하나로 통합할 수 있는 비디오 전문 유통사가 설립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용 비디오의 유통은 영업사원들이 가가호호를 찾아다니는 이른바 「도어 투 도어」식 방문판매와 통칭 「셀스루」로 불리는 전시 매장판매 두 가지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으나 이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전문유통사는 전무하다시피한 형편이다.
현재 전국적 라인을 확보하고 있는 방문판매의 경우 유통업체 대부분이 전집류 출판물을 비롯해 외제 화장품, 건강식품, 정수기 등 다양한 아이템을 취급하면서 비디오를 구색으로 갖추고 있는 곳이다. 금성출판사, 웅진미디어, 국민서관 등 대형 방문판매 업체들도 앞으로 소비자 직판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비디오판매 비중을 늘릴 계획이나 아직까지 출판물이 주력 상품으로 끼어 팔기식 아이템으로 비디오를 취급하고 있는 실정이다.
비디오를 주력으로 하는 방문판매 업체들도 대부분이 영세한 규모로 전국적 판매라인을 구축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비디오 방문판매는 제품의 질보다 주로 학연이나 지연 등 인맥을 통해 유통되고 있으며 마진 역시 무려 60∼70%선에 이르고 있다.
전시판매의 경우도 현재 백화점, 할인점, 슈퍼마켓, 비디오숍, 서점, 음반점 등 판매처별로 유통사가 난립하고 있을 뿐, 소비자직판 비디오를 취급하는 전매장에 제품을 일괄 공급할 수 있는 전문 유통사가 없는 형편이다. 이를테면 백화점은 「미라클」과 「KVC(전 씨엠영상)」가, 연금매장은 「대윤」, 비디오숍은 「스타맥스」 그리고 슈퍼마켓은 「제일제당」이 각각 직판 비디오의 유통을 분담하고 있다.
이에 따라 판매용 비디오 제작업체는 교육물을 제작, 방판용 시리즈물과 2∼3편짜리 전시매장용 제품으로 출시할 경우 적어도 5∼6개 유통사와 판매대행 계약을 체결해야 하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판매용 비디오 유통은 초기 투자비용 및 재고부담이 커 한 업체가 뛰어들기에는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에 유통체질 개선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전문유통사 설립에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잇는 것이다.
이에 따라 각 분야에서 어느 정도 기반을 갖추고 있는 중소유통사 및 판매용 비디오 프로덕션들의 공동출자를 통해 대형 유통전문사를 설립하는 방법이 최근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비디오업계는 이같은 방식에 의해 대형 전문유통사가 출범할 경우 방문판매 마진율을 낮추는 한편 PC통신, 인터넷, 텔레마케팅 등을 이용한 통신판매를 강화할 수 있고 대도시에 대형 전시매장을 운용하는 등 판매용 비디오 유통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선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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