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제품의 TV광고가 달라지고 있다.
종전까지 이미지를 중심으로 내세웠던 광고내용이 점차 주요기술과 성능을 집중적으로 강조하는 쪽으로 바뀌어가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의 광고는 젊은 주부나 가정적인 남편 등이 등장해 가전제품을 사용하면서 생긴 부부애를 그리거나 직장과 가정일을 병행할 수 있을 만큼 편리하다는 점을 내세우는 등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게 많았다.
그런데 요즘 나온 가전제품의 광고는 대체로 제품의 기능과 성능에 직접 카메라를 들이대고 있다.
가전3사가 최근 집중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냉장고 광고는 한결같이 냉각기술을 집중적으로 설명한다.
모델이 나와 독립냉각기술을 직접 설명하고(삼성전자), 팽귄이 등장해 에어커튼이라는 신기술을 강조하고 있으며(대우전자), 공을 던지는 장면을 통해 칸칸마다 집중 냉각시키는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LG전자).
「명품 플러스원TV」(삼성전자) 「매직TV」(대우전자)와 같은 TV신제품에 대한 광고는 제품의 특징인 넓은 가로화면과 개선된 화질을 강조하는 영상으로 가득차 있다.
이밖에 세탁기에 대한 광고도 컴퓨터그래픽을 이용해 세탁통이 돌고(LG전자), 회전판이 아래 위로 움직이며(삼성전자), 돌개회전판이 도는(대우전자) 장면을 보여줘 제품의 원리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다.
최근 가전제품의 TV광고가 이처럼 제품에 채용한 기술과 그 성능을 부각시키는 쪽으로 바뀐 것은 그만큼 제품을 차별화할 필요성이 커졌음을 뜻한다.
보급률이 한계상황에 이를 정도로 가전시장이 정체되자 가전업체들은 저마다 다른 회사의 제품과 차별화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최근 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이를 소비자에게 알려 기술력을 과시하고자 하는 가전업체들의 바람이 최근의 TV광고에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또 한때 가전제품 광고에는 달라진 사회분위기를 따라 제품 그 자체보다는 풍기는 이미지를 강조하는 광고가 유행했는데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그 약효가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소비자가 가전제품을 구입할 때 회사의 이미지보다 그 기술력을 따져보는 풍토가 확산되어가는 추세를 따라 제품의 기술적 특성을 집중적으로 홍보하는 게 유리하다는 가전업체의 판단이 TV광고 화면의 곳곳에 배어나오고 있다.
<신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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