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휴대전화 서비스업체들의 얼굴에 수심이 드리우고 있다. 서비스 가입자 급증이라는 외형적 성장 속에서 가입자 1인당 수익이 전례없이 감소하는 등 질적인 퇴행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 그늘은 전체 무선통신 서비스시장의 성장이라는 햇살과 상반되고 있어 한층 더 어둡게 느껴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매일 2만8천명이 휴대전화서비스에 새로 가입하고 있다. 수치로만 본다면 업체들로서는 즐거워해야 할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그러나 내용적인 면에서는 가입자들의 평균 통화시간이 크게 줄어들고 있고, 가입자 1인당 수익도 80년대 후반에 비해 절반으로 떨어지는 등 우울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 조사에 따르면 휴대전화 신규이용자의 60% 정도가 일상적인 통화목적을 위해서가 아니라 비상시에 사용하기 위해 서비스에 가입했다고 응답하고 있다. 이는 서비스 수요가 실질적으로는 감소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일반 가입자뿐만 아니라 휴대전화를 자주 이용해온 가입자들도 통화량 자체를 줄여가고 있는 등 전반적인 서비스 이용량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휴대전화 서비스업체들은 앞으로 개인휴대통신(PCS)서비스가 본격화하면 시장은 더욱 위축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PCS서비스는 음성사서함, 콜러ID 등 다양한 서비스로 휴대전화시장을 침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미 시작된 PCS서비스는 확실히 낮은 가격으로 제공되고 있다. 캐나다에서는 월평균 4백분 사용할 때 40달러만 내면 된다. 미국 가입자의 경우도 월 50달러만 내면 PCS서비스를 제한없이 받을 수 있다.
이에 맞서는 휴대전화서비스도 월평균 이용요금은 PCS서비스와의 경쟁에서 결코 뒤지지 않는다. 그러나 휴대전화는 분당 통화료가 따로 책정돼 있다. 워싱턴에서 휴대전화서비스를 제공중인 벨애틀랜틱/나이넥스모빌의 경우 월평균 서비스요금은 15달러. 그러나 여기에 분당 통화료 30센트가 부가된다. 다른 지역과 연계되는 휴대전화서비스는 분당 최고 99센트까지 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휴대전화의 높은 분당 서비스요금이 PCS와의 경쟁을 가로막는 주요인이 되고 있다.
무선서비스업계 관계자들은 현재 제한적인 범위에서 제공되고 있는 PCS서비스가 향후 휴대전화 네트워크를 어느 정도 포괄하게 되면 휴대전화에 비해 요금이 5센트에서 40센트까지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같은 예상은 초기 PCS 서비스부문에서 이미 전조를 보이고 있다. 일례로 옴니포인트 커뮤니케이션스가 뉴욕에서 제공하고 PCS서비스는 휴대전화보다 30%나 저렴하다. 물론 이 때에도 콜러ID라든가 음성사서함같은 부가서비스는 별도의 요금부가 없이 그대로 제공된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휴대전화업체들이라고 해서 반격을 준비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낮은 가격에서부터 높은 가격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분포한 단말기를 기반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서비스요금도 현재보다 25%까지 더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다.
이에 대해 무선서비스업계 관계자들은 경쟁에서 승리를 보장받기 위해서는 휴대전화업체들이 복잡한 가격체계를 단순화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서비스의 품질에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상황이라면 가입자들이 자신이 지불하는 요금에 대해 투명하게 알고자 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지적이다.
현재로서는 업체마다 거의 비슷한 요금체계를 갖고 있는 PCS업계가 다소 유리하다. 옴니포인트는 현재 매달 20~∼0달러에 이르는 다양한 요금체계의 개선작업에 나서 소비자들이 제공받는 서비스에 따라 요금을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요금구조를 바꿀 계획이다.
휴대전화업체들도 투명한 요금체계를 수립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테네시와 텍사스 등지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GTE는 최근 가입자들에게 3분을 한 통화로 하는 새로운 요금체계를 선보일 계획이다. 벨애틀랜틱/나이넥스모빌, AT&T와이어리스 등도 스프린트스펙트럼, 옴니포인트 등 PCS업체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요금체계를 계획하고 있다. 아메리테크도 서비스 가격인하와 함께 단순한 요금체계를 내세우고 있다.
이와 함께 휴대전화 서비스업계 관계자들은 단말기 배터리의 수명연장, 통화품질의 향상 등 서비스를 계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을 업체측에 우선 주문하고 있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서비스에서 차이가 난다면 경쟁은 기대해볼 수 없기 때문이다.
향후 휴대전화업계와 PCS업계간 경쟁은 생존을 가늠하는 전면전으로 까지 비화될 가능성도 안고 있다. 이 싸움에서 휴대전화업체들의 앞날이 그리 밝지 않은 것만은 분명하다. 그러나 현재의 기득권을 바탕으로 저가, 고품질 서비스 등 正道를 바탕으로 대응해 나간다면 반드시 불리한 싸움만은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허의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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