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업계의 부도와 리마킹CPU의 유통은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
지난달 말 한국IPC 부도여파로 약 1천개 정도가 나돌던 성능표시변조 중앙처리장치(리마킹CPU)가 아프로만 부도 이후 더욱 극성을 부리고 있다.
약 5백개 정도로 추정되는 이번 리마킹CPU는 인텔CPU 「펜티엄133MHz」제품이 「펜티엄166MHz」제품으로 둔갑한 것. 지난해 10월 중순 싱가포르에서 유입된 것의 잔여분으로 추정된다. 약 2천개가 유입돼 CPU시장 질서를 혼란시키고 10여일만에 적발돼 자취를 감췄던 리마킹CPU가 3개월여 만에 다시 「얼굴」을 내민 것으로 보인다.
당시 1천개 분량은 동남아등지로 역수출됐다는 소문이 돌았으나 확인되진 않았다. 이후 1천여개의 행방이 모호하다가 이번 한국IPC의 부도에 따라 용산전자상가등 시중에 유통되더니 아프로만 부도 이후에는 더욱 극성을 부리고 있다. 업계관계자들은 이를 컴퓨터업계의 부도여파로 추측하고 있다.
먼저 첫번째 시나리오는 동남아로 역수출됐다고 알려진 리마킹CPU물량이 단지 소문일 경우이다. 한국IPC 부도의 여파로 풀린 리마킹 제품의 물량은 약 1천개이다. 또 아프로만 부도로 시중에 풀린 물량도 5백개에 이른다. 이를 합치면 1천5백개가 된다. 이 경우 지난해 역수출 됐다는 약 1천개의 리마킹CPU는 거짓소문일 가능성이 크다. 결국 수입자가 보유한 리마킹 제품을 시장 혼란을 틈타 방출했을 경우이다.
두번째 시나리오는 지난해 10월 중순경에 풀린 리마킹CPU를 한국IPC가 대량으로 매입했을 가능성이다. 자금난에 쫓기던 한국IPC로선 제가격을 주고 정상제품을 사기보다 이를 구입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추측이다. 그리고 이 제품들을 「꺽기」를 통해 시장에 방출하고 이를 아프로만이 재매입했을 경우의 시나리오이다. 이후 양사가 부도처리된 후 덤핑물량으로 쏟아져 나온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세번째 시나리오는 한국IPC와 아프로만이 아닌 제3자가 매입해 부도의 여파로 혼란한 시장의 틈을 이용, 시장에 방출했을 가능성이다. 정상시장에선 리마킹CPU가 설자리는 없다. 따라서 부도여파로 혼란한 시장상황을 이용해 정상제품보다 싼가격으로 리마킹CPU를 방출했을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다.
현재 리마킹CPU 제품은 정상가격보다 6∼7만원 싼 27만원선에서 거래되고있다. 인텔의 정식대리점에는 수시로 27만원대에 「166MHz」제품을 요구하는 주문이 들어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인텔 정식대리점의 한 관계자는 『적지않은 물량이 유통되고 있어 시장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며 『부도로 혼란이 가중되고 있지만 불법제품인 만큼 단속이 강화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부도와 리마킹제품의 유통. 전자상가로선 악재에 악재를 더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언제나 따라다니는 묘한 동지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이경우 기자>
많이 본 뉴스
-
1
테슬라, 중국산 '뉴 모델 Y' 2분기 韓 출시…1200만원 가격 인상
-
2
필옵틱스, 유리기판 '싱귤레이션' 장비 1호기 출하
-
3
'과기정통AI부' 설립, 부총리급 부처 격상 추진된다
-
4
'전고체 시동' 엠플러스, LG엔솔에 패키징 장비 공급
-
5
모바일 주민등록증 전국 발급 개시…디지털 신분증 시대 도약
-
6
은행 성과급 잔치 이유있네...작년 은행 순이익 22.4조 '역대 최대'
-
7
두산에너빌리티, 사우디서 또 잭팟... 3월에만 3조원 수주
-
8
구형 갤럭시도 삼성 '개인비서' 쓴다…내달부터 원UI 7 정식 배포
-
9
공공·민간 가리지 않고 사이버공격 기승…'디도스'·'크리덴셜 스터핑' 주의
-
10
MBK, '골칫거리' 홈플러스 4조 리스부채…법정관리로 탕감 노렸나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