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D램 가격 어디까지 오를까

지난달 말 국내업체들의 잇따른 감산 및 출하량 조절 노력으로 인해 D램가격이 뜻밖의 지속적인 반등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일본 최대의 D램업체인 NEC가 최근 16MD램을 본격적으로 감산키로 공식 발표했다. NEC는 삼성전자와 함께 생산능력 및 기술력에서 세계 D램시장을 선도해온 업체라 이들의 D램가격 회복노력에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NEC가 물꼬를 튼 만큼 히타치, 도시바, 미쓰비시 등 나머지 일본업체들도 조만간 가세할 것으로 보여 D램 가격의 반등세는 제가닥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반도체협회 김치락 부회장)

최근의 D램가격 반등이 결코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는 징후는 곳곳에서 감지된다. 무엇보다 가격변화가 심한 현물(스폿)시장에서 거의 10일 이상 상승세를 타면서 16MD램이 구성제품에 따라서는 개당 8달러를 육박하거나 이미 넘어서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말 국내업체들의 감산 및 출하량 조절 노력이 해외에 알려진 후 반신반의했던 수요업체들도 일본업체들의 가세로 감산여파가 확대될 조짐을 보이자 최근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분위기다. 벌써 일부에서는 가격보다는 물량확보를 우선시하는 오더주문이 늘고 있어 한때 D램가격이 10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T무역업체 대표)

특히 수급에 민감한 스폿시장의 경우 그간 D램가격 약세로 거의 재고가 없다는 것도 최근 가격반등의 호재로 꼽힌다. 『최근의 정황을 분석할 때 3월 이후에는 품귀까지는 아니더라도 이제까지의 약세 분위기와는 전혀 다른 상황이 연출될 가능성이 현재로선 크다.』(데이터퀘스트 한국지사 마케팅 담당자)

해외 주요 현물시장 관계자들은 최근 한, 일 업체들의 감산과 출하억제에 대해 『수급을 통한 가격상승이 아닌 어떤 인위적인 가격을 정해놓고 그 이하로는 안팔겠다는 식의 인상을 짙게 받았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노무라 연구소의 한 선임연구원은 『한, 일 주요 반도체 업체들의 D램가격 보전 노력은 채산성 악화에 따른 수익보전 효과와 함께 64MD램 조기진입을 위한 가격 떠받치기 전략이 크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좀처럼 무너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현재 한, 일 업체들은 64MD램 시장 진입을 위한 최소한의 D램 비트당 가격을 0.8∼1달러로 잡고 있기 때문에 16MD램 가격은 2‘4분기 초에는 12∼13달러선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업계 전문가들도 이제 시황이 아무리 악화된다 해도 최소한 16MD램이 8달러 이하로는 내려가지 않을 것으로 자신하는 분위기다. 『이미 미국 마이크론社가 16MD램을 8달러 이하로는 안팔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이상 아직 반덤핑에서 자유롭지 못한 현대와 LG에게는 이 가격이 지지선 역할을 할 수밖에 없고 전문경영인 체제인 일본 빅5 업체들 역시 올해에도 수익성이 악화될 경우 주주들의 불만을 잠재울 수 없다는 인식이 팽배하다.』(산업연구원 주대영 선임연구위원)

현재로선 3월 이후 16MD램의 가격이 10달러 선을 오락가락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또한 이 「10달러」라는 가격은 한, 일 업체에는 최소한 마진을 보장하고 대만 등 후발 업체에는 여전히 타격을 줄 수 있는 절묘한 가격대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경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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