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21C 유망기업을 찾아서 (24);세라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이 맞긴 맞나 봅니다』

세라콤의 김재봉 사장(36)은 중소기업에 대한 정부의 자금지원 문턱이 높다고들 하지만 정보수집을 위해 얼마나 많이 뛰느냐가 관건이라며 엔지니어 출신답지않게 정세에 밝은 모습을 보인다.

세라콤은 95년에 설립된 이래 지난해까지 「매출액 제로」였던 그야말로 「돈먹는 덩치」였으나 올 초 국내 처음으로 전자레인지 마그네트론용 고전압관통형 콘덴서를 선보이며 시장에 화려하게 첫발을 내디뎠다. 10여년간 세라믹관련 업체와 연구소를 거치며 이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김사장은 세라콤 설립 이전인 94년부터 약 2년에 걸쳐 25억원을 부어가면서 이 고전압관통형 콘덴서를 개발하고 세라콤이라는 세라믹부품 전문업체를 차렸다.

세라콤은 설립 당시 서울공장에서 수원을 거쳐 지난해 6월 현재의 경기도 화성에 새 보금자리를 틀고 같은해 9월에는 세라콤부설 종합기술연구소 설립과 함께 자동화 양산설비 전문가를 소장으로 영입해 제품의 양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현재의 생산라인에는 전원 품질경영 전공자를 배치시켰으며 향후 생산기술교육을 통해 품질을 앞세워 시장을 개척해 나갈 계획이다.

이번에 세라콤이 시장에 선보인 전자레인지용 고전압 관통형콘덴서는 일본 TDK가 그동안 국내는 물론 전세계시장에 독점공급해온 제품으로 국내시장만해도 연간 1백80억원 규모에 달하고 있다. 이같은 황금어장을 노리고 제품개발에 나선 국내업체도 부지기수였다. 국내 유수의 전문업체들이 달려들었으나 80여종목에 달하는 TDK의 특허를 피해가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후문도 있다.

그러나 세라콤은 TDK의 「거미줄 특허」를 피하면서도 13종의 신규특허를 출원해 TDK의 독점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특히 세라믹의 초기배합부터 시작해 가공작업 및 양산시스템의 설계구축도 자체적으로 해결함으로써 외산제품의 저가공세에도 대응가능하다고 세라콤측은 설명한다.

세라콤은 우선 오는 4월까지는 월 30만개 규모의 생산설비를 갖추고 이어 상반기중 25억원을 추가로 투자해 에폭시주입기를 비롯해 자동조립기 및 세라믹 가공기계를 도입,금년말까지는 월 1백50만개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올해에는 25억∼30억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며 본격적인 시장확대가 예상되는 98년에는 올해의 2배 이상인 70억원의 매출액 달성을 계획하고 있다.

김사장의 욕심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같은 양산라인 구축이 마무리되고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게 되면 EMI필터개념의 VCR, 팩시밀리, 컬러TV 등에 사용되는 고압세라믹콘덴서와 20k∼50㎸급의 초고압 콘덴서도 선보여 제품영역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또한 금년말까지는 국제품질인증규격인 ISO9002 및 1백인증을 획득해 품질경영체제를 확립하고 앞으로는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이동통신기기용 부품사업에도 참여할 계획이다.

<주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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