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96년 중국PC시장 39%성장... 판도도 급변

중국 PC시장은 급속한 성장세만큼이나 업체들의 판도도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급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IDC의 아, 태 현지법인에 의하면 지난해 중국 PC시장은 2백13만여대(34억4천만달러 규모)가 팔려 아, 태지역에서 한국을 제치고 일본에 이어 두번째 큰 시장으로 부상했다.

성장률도 39%로 미국시장 성장률의 2배가 넘는 놀라운 결과를 보였다. 이에 따라 이 시장에서 벌어지는 업체들의 경쟁은 전쟁을 방불케 할 정도로 치열하다.

IDC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PC시장에서는 미국 IBM이 컴팩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상위에 랭크된 업체들의 점유율은 그야말로 박빙의 차이여서 언제 세력판도가 달라질지 모를 상황.

IBM은 지난해 중국에서 데스크톱, 노트북, 서버 등을 포함해 2백10만대의 PC를 판매, 6.92%의 점유율로 95년의 3위에서 1위로 우뚝 올라섰다. 그 뒤를 이어 현지업체인 레전드 홀딩스가 점유율 6.87%로 IBM을 바싹 뒤쫓고 있고 휴렛패커드(HP)가 6.67%로 3위를, 그리고 95년에 1, 2위를 다투던 컴팩과 AST리서치는 각각 6.29%와 5.37%를 차지하며 4, 5위로 밀려났다.

지난해 중국시장에서 IBM의 선전은 무엇보다 공격적인 마케팅과 판매 드라이브정책에 힘입은 바가 크다.

공급업체(디스트리뷰터)들을 보다 많이 확보해 새로운 지역을 개척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저가제품으로 가정용 시장을 적극 공략한 작전이 들어맞은 것이다. 특히 중국 가정의 소득향상으로 가정용 수요가 PC시장의 중요한 변수로 부상함에 따라 업체들은 일반 고객의 발길을 끌어들이는 데 골몰하고 있다.

이와 관련, IBM은 중국 철도청과 계약을 맺고 유동인구가 많은 주요 철도 역사에 서비스센터를 개설, 고객들의 요구에 신속히 부응하고 이들에게 친숙한 이미지를 심어준다는 전략을 구사했다.

IBM에 이어 2위를 기록한 레전드는 HP와 함께 지난해 90%가 넘는 놀라운 성장률을 보인 업체.

외국업체들이 판을 치는 중국시장에서 長城(그레이트 월)社과 함께 상위에 랭크된 유일한 현지업체인 레전드는 역시 저가제품에 초점을 맞춘 것이 적중했다.

이 업체는 지난해 대만 에이서와 8백달러짜리 저가PC인 「에이서베이식」에 관한 판매계약을 체결, 자사 브랜드 판매로 승부수를 던졌다. 그 결과 지난해 4, 4분기 동안만 8.3%의 점유율을 기록, 6.5%를 차지한 IBM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1위를 차지하는 성과를 올린 것이다.

HP도 중국 PC시장에서 약진세를 보인 업체. 이 업체는 특히 서버의 강자답게 데스크톱보다 서버분야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이에 따라 HP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서버의 비중도 28%로 IBM의 11%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서버는 데스크톱보다 마진율이 높아 업체의 수익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효자제품. 치열한 가격경쟁으로 업체들이 출혈을 마다 않고 제품을 밀어 내는 상황에서 서버는 그에 따른 손실을 보전해 줄 수 있기 때문에 HP는 그만큼 내실 있는 사업을 했다고 볼 수 있다.

반면 95년 1위를 차지했던 컴팩은 지난해 공급업체로부터 3천만달러에 이르는 제품대금을 받지 못하는 등 적지않은 시련을 겪은 탓에 4위로 주저앉고 말았다.

그러나 IDC는 중국 PC시장경쟁이 워낙 치열한 만큼 업체들의 순위는 언제든지 뒤바뀔 수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즉 한창 성장기에 있는 중국 PC시장에서는 변수와 가능성이 다른 어떤 시장보다 많기 때문에 부동의 승자는 아직 없다는 얘기다.

<구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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