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양대 인쇄회로기판(PCB) 전문업체인 대덕전자와 코리아써키트가 최근 고가의 드라이필름 대신 액상타입의 감광제를 이용해 다층기판의 내층 이미지를 형성하는 원가절감형 신공법의 도입을 적극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덕전자는 필리핀 현지법인(대덕필리핀)에 설치돼있던 일본 오토기연産 「딥코터」라인을 최근 안산공장으로 이전,시험 가동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장비는 과거 대륭정밀이 필리핀 PCB공장에 설치했던 장비로 지난해 2월 대덕과의 합작투자 당시 현물투자 형태로 출자했던 것이다.
대덕전자는 이와함께 핵심 원자재의 국내 조달을 위해 딥코팅용 잉크 국산화를 협력업체인 한국태양잉크에 의뢰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아직 딥코팅의 신뢰성이 충분이 검증되지 않아 대덕이 본격 양산라인에 언제부터 적용할지는 미지수다.
대덕의 이같은 방침은 일단 대덕필리핀의 설비증설 및 레이아웃 재편에 따른 유휴설비의 재활용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풀이되지만 이 회사가 그동안 드라이필름을 대체할 신공정으로 딥코터와 일본 다이요잉크의 PER(포토에칭레지스트)방식을 놓고 저울질해왔다는 점을 감안할 때 주목되는 일임에는 분명하다.
코리아써키트 역시 드라이필름이 생산성이 뛰어나고 오래 손에 익었지만 궁극적으로 MLB의 초파인패턴화에 대응하기 어렵고 제조원가도 비싸다는 판단 아래 액상타입 감광제로 대체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말 다이요의 PER장비를 대형업체로는 처음으로 도입,한국태양잉크의 PER잉크 기술지원 아래 신뢰성시험을 진행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산업용 PCB업계가 액상타입의 이미지형성라인을 도입한 것은 이들 업체가 처음은 아니다. 또한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양사의 「脫드라이필름」 시도는 양사의 보수적인 성격을 감안할 때 최종 낙점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많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현재 포스트 드라이필름의 신공정용으로 출현한 대부분의 액상타입 공법들이 실제로는 내층용으로 한정되고 있는 「반쪽 기술」인데다 기술의 장단점이 뚜렷하고 보완할 점도 많기 때문에 이번 양사의 시도를 본격적인 「脫드라이필름」의 실행으로 해석하는 것은 성급하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양사의 움직임에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는 것은 과거에도 그랬듯이 국내 PCB산업의 실질적인 주도 세력인 대덕, 코리아 양사의 최신 설비도입의 방향에 따라 국내 PCB제조공정의 흐름이 결정돼왔다는 상징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중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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